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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pr 27.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5>-충신독경忠信篤敬


子張問行 子曰 言忠信 行篤敬 雖蠻貊之邦 行矣 言不忠信 行不篤敬 雖州里 行乎哉 立則見其參於前也 在輿則見其倚於衡也 夫然後行 子張書諸紳

자장문행 자왈 언충신 행독경 수만맥지방 행의 언불충신 행불독경 수주리 행호재 입즉견기참어전야 재여즉견기어형야 부연후행 자장서저신 


-자장이 행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진실되고 미덥게 말하고, 독실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 오랑캐의 나라에서도 행할 수 있다. 행동이 독실하지도 예의 바르지도 않다면 자기 마을에서조차 행할 수 있겠느냐? 서 있을 때는 그것이 눈앞에 가지런하고 수레에 탔을 때는 그것이 멍에에 붙어 있는 듯이 된 후에야 행할 수 있을 것이다. 자장이 예복의 띠에 썼다.      



자장의 질문은 논어 도처에서 나옵니다. 


이번에는 '행'에 대해 묻고 있네요. 행이란 '세상에서 뜻을 펼치는 것' 정도의 개념입니다. 


공자는 '충신'과 '독경'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합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말은 진실되게 하고, 행동은 올바르게 하라'는 것입니다. 몸에 완전히 밸 정도로 습관화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습관화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먼저, 가만히 멈춰 서 있을 때는 언행 시 지켜야 할 준칙이 마치 홀로그램처럼 눈앞에 선명하게 보일 정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불필요한 말 실수가 없어질 것이며, 그릇된 행동을 하지 않게 될 테니까요. 


다음으로, 수레에 타고 있을 때는 그 준칙이 수레와 말 또는 소를 연결하는 멍에에 새겨져 있는 듯이 느껴질 정도로 매순간 뇌리에 각인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적으로는 차에 타고 있을 때 바깥 풍경 어디에 시선을 던지더라도 '충신독경'이 보일 정도로 완벽하게 체화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쉬울 리 없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해낼 엄두를 내지 못할 수준이지요. 그러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가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더가 되어 세상에 자신의 공익적 뜻을 펼치고자 한다면 이 정도의 그릇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나 소나 리더의 위치를 탐하는 세상에서 어쩌다 보니 대통령이 된 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 보십시오. 그의 말 어디에 진실됨이 있으며, 그의 행동 어디에 올바름이 있습니까? 


이미 정권 말기입니다. 애써 부인하고 외면할 뿐, 그들도 이미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갑진년 내년이면 내려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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