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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pr 27.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6>-권회卷懷

子曰 直哉史魚 邦有道如矢 邦無道如矢 君子哉蘧伯玉 邦有道則仕 邦無道則可卷而懷之

자왈 직재사여 방유도여시 방무도여시 군자재거백옥 방유도즉사 방무도즉가권이회지


-공자가 말했다. "곧구나, 사어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화살과 같았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화살과 같았으니. 군자로다, 거백옥이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는 벼슬을 하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는 거두어 감추었으니."



'사어'는 사관 직책을 맡았던 어라는 이름의 위나라 대부를 뜻합니다. 그에게서 '시간屍諫'이라는 고사가 유래한다고 합니다. 죽어서도 간언한다는 뜻입니다. 


어는 위령공에게 간신 미자하를 내치고 충신 거백옥을 등용하라고 간언했으나 위령공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는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장례를 치르는 대신 시신을 들창 아래에 두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위령공이 마침내 미자하를 내보내고 거백옥을 등용했다고 합니다. 공자가 화살처럼 곧다고 표현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거백옥은 <헌문> 편 26장에 등장했지요. 공자가 존경했던 인물 중 한 명으로 사마천이 <<사기>>에 기록했습니다. 그에 대한 공자의 말은 <헌문> 편 1장의 내용과 연결됩니다. 


憲問恥 子曰 邦有道穀 邦無道穀 恥也

헌문치 자왈 방유도곡 방무도곡 치야

-헌이 부끄러움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벼슬을 해라. 나라에 도가 없을 때 벼슬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거백옥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무도한 시절에 벼슬하는 자들은 권력과 이익을 향유하려는 사적 목적을 갖고 있을 따름입니다. 양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짓을 할 수 없겠지요.


무능하기가 한심한 정도를 넘어서 딱하기까지 한 이 무도한 정권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자들의 면면을 보면 가관이지요. 소인배들이 후안무치의 코드로 이심전심하니 나라는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어 가고, 국민의 삶은 날로 궁핍해지며, 사회는 거짓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삼박자 시대'가 완성되고 있습니다. 쿵짝 쿵짝 쿵짜자 쿵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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