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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22.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29>-개과改過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자왈 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가 말했다.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허물이다."



공자는 <학이> 편 8장에서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의도성이 없어도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타인과 세상에 해가 되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길을 가면서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전화 통화가 다른 행인들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지요. 우리가 거의 날마다 사용하는 일회용기는 지구의 생명력을 그만큼 깎아먹고 있습니다. 


알면 고쳐야 하지요. 잘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으면 반성하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타인에게 한 잘못이라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반성할 줄 모르고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그릇이 딱 그 크기인 것입니다.


의상대사의 7언 30구 210자 법성게에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 - 중생은 그릇에 따라 이익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저마다의 그릇만큼 이로움이 담긴다는 것이지요. 주역에는 '밀운불우'라는 아름다운 표현이 있습니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도 비가 오지 않는 상황처럼 우리 인생에는 될 듯 될 듯하다가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 시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비가 내리지 않는 동안은 그릇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지요. 그릇이 커야 끝내 많은 비를 담을 수 있게 됩니다. 비를 기다리는 동안 그릇이 간장 종지만큼 쪼그라들면 정작 때가 되어도 담기는 것이 없게 되고 맙니다.        


때로는 작은 그릇에 과도한 물질과 권력을 담았거나 담으려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작은 그릇은 분수를 넘는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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