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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23.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30> - 사불여학思不如學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以思 無益 不如學也

자왈 오상종일불식 종야불침이사 무익 불여학야


-공자가 말했다. "내가 일찍이 종일 먹지 않고 밤새 자지도 않고서 시섹헤 보았으나 무익했다. 공부하는 것만 못했다."



공자의 철학은 불교적이지도 않고 서양철학적이지도 않지요. 참선이나 명상이 그의 철학 방법론에 별로 유용하지 않았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생각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은 아닙니다. <위정> 편 15장에서 그는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다'라고 한 바 있지요. 이때의 생각이란 지식을 자기의 언어와 철학으로 정립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야 자기 삶에 녹여 실천으로 옮길 수 있을 테니까요.


공자의 말의 핵심은 학문하지 않고 죽어라 생각만 한다고 뭔가 대단한 것을 깨달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인풋 없이 유의미한 뇌의 작용이 일어날 리 없고,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아웃풋이 나올 수는 없는 법입니다. 


공부를 멀리하며 사색이랍시고 눈을 감고 삼매에 들기를 바라거나, 뇌를 쥐어짜며 엄청난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겠다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겠지요. 그래도 사색은 공부한 것을 소화하고 체화하는데 있어매우 유용합니다. 구상과 상상에 있어서도 필수적인 과정이지요. 사색의 시간을 별도로 확보하려고 노력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가 걷는 모든 시간이 바로 사색과 사유를 위해 마련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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