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호 May 28.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 35~37>-후기식後其食

35장부터 37장까지는 한꺼번에 정리합니다. 



子曰 當仁 不讓於師

자왈 당인 불양어사


-공자가 말했다. "인에 있어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


인을 추구하는데 있어서는 그만큼 진심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인의 경지에 오르는 데는 사제의 순서가 따로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그렇지요. 배운 자는 가르친 자를 넘어서야 합니다. 그것이 제자의 사명이며, 스승의 보람이고, 인간 사회의 희망입니다. 위대한 인간을 넘어서는 더 위대한 인간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될 때 인류의 발전과 성숙이 가능할 테니까요.


안타깝게도 인류는 더 위대한 인간들 대신 AI라는 신적 존재를 탄생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순간, 위대한 인간들이란 영화 '터미네이터'의 존 코너와 저항군의 모습을 띠게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子曰 君子貞而不諒

자왈 군자정이불량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곧지만 고집스럽지는 않다."


바르고 곧은 원칙주의자라고 해서 고집을 부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융통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주장만을 절대적인 것으로 내세우는 사람은 결코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를 왕이나 신으로 착각하는 사람만이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외면합니다. 이런 사람이 리더가 되면 언로가 막힌 조직은 생명력을 잃고 표류하고 맙니다. 리더가 교체된 후 조직원들이 할 얘기는 뻔하지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라며 면피하려는 비겁함만 남을 뿐입니다.



子曰 事君 敬其事而後其食

자왈 사군 경기사이후기식


-공자가 말했다. "임금을 섬길 때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벌이는 뒤로 미룬다."


공직자는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식(食)은 밥이니 곧 녹봉, 돈벌이의 개념이 됩니다. 공무를 담당하는 자들이 사익 추구에 관심을 쏟으면 공직 사회의 기강이 무너지고 말겠지요. 


현대 사회의 임금은 곧 국민입니다.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든 말든, 나라가 산으로 가든 말든, 씨알도 먹히지 않는 기괴한 논리들을 앞세워 몰상식한 정책들을 밀어붙이는 데는 그것의 뒤에 그만한 대가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상식적일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34>-심어수화甚於水火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