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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29.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38>-유교무류有敎無類

子曰 有敎無類

자왈 유교무류


-공자가 말했다. "가르침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술이> 편 8장에서 우리는 '속수지례'에 대해 배운 적이 있습니다. 위 구절은 그것과 일맥상통합니다. 


子曰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

자왈 자행속수이상 오미상무회언

-공자가 말했다. "스스로 속수지례를 행하는 이상 나는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


https://brunch.co.kr/@luckhumanwork/977

 

오늘날의 교육은 얼핏 평등의 가치가 구현된 듯하지만 의무 교육 기간을 벗어나면 본격적인 차별이 시작되지요. 값비싼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부할 시간을 알바로 채우는 학생과 돈 걱정 없이 유학, 대학원, 로스쿨 등을 염두에 두는 학생의 교육이 평등적이기 어렵습니다. 


국가가 교육 불평등을 방치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득권의 대물림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가진 정치 세력이 권력을 쥐기 때문입니다. 아래를 무기력하게 만들면 혁명이 불가능한 사회가 되지요. 저항의 정신을 상실한 개인들이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면 사회의 역동성이 사라집니다.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순응자들을 통치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테니까요.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사회와 나라를 바꾸려면 교육이 바로 서야 합니다. 국민인 한, 평생 공부만 하고 살 수도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공부하는 국민은 깨어 있는 시민이 될 확률이 높지요. 국민의 위대함을 믿는 정치라면 국민이 공부를 통해 성장하기를 지원하지 않을 까닭이 없습니다. 이 나라의 정치권에는 국민의 각성을 원치 않는 자들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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