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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15. 2023

일상의 논어 <양화陽貨2>-성상근습상원性相近習相遠

子曰 性相近也 習相遠也 

자왈 성상근야 습상원야 


-공자가 말했다. "천성은 서로 가까우나, 습관으로 인해 서로 멀어진다."



일반적으로 사람마다 타고난 성격이나 성품에는 본래 별 차이가 없으나 습관으로 인해 차이가 커진다는 취지의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 구절은 마더 테레사가 했다는 다음의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생각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말이 되니까.

말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행동이 되니까.

행동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습관이 되니까.

습관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성격이 되니까.

성격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운명이 되니까.


사람을 다르게 만들고 인생을 바꾸는 6단계(생각 > 말 > 행동 > 습관 > 성격 > 운명)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자 이후 맹자와 순자는 각각 성선설과 성악설을 주창했지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관점은 동서양이 다르고, 종교마다 다르며, 철학자들의 사유에 따라 저마다 다릅니다. 인간의 본성을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일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입니다. 인간이라는 종의 범주 안에서 개별적 인간의 양태는 실로 다양하니까요. 


인간 간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을 습관으로 인식하는 것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습(習)을 학습(學習)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은 습관을 아우르지요. 배우고 익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하늘과 땅만큼 벌어지게 됩니다. 


단, 배움과 익힘의 대상은 단순히 지식만이 아닙니다. 특정 전문 분야의 지식을 축적했다는 객관적 증거의 기능을 수행하는 학위는 한 사람의 지혜의 깊이와 인식 수준까지 말해 주지 못합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과거의 4대강 사업이나 작금의 후쿠시마 방사능 폐기물 방류에 대해 떠들어대는 모습을 보노라면 지식이란 양심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알게 될 뿐이지요. 


인간은 밤하늘이라는 세상에 흩어져 있는 별과 같습니다. 별과 별 사이에는 광대한 공간이 놓여져 있지요. 사람과 사람은 그만큼 서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특히 생명을 기르는 별이 극히 드물듯, 동시대의 동료 인간들을 이롭게 하는 사람 역시 귀합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 자신과 식구들의 생계를 꾸리는데 집중하며 살아가지요. 


아무리 자유를 떠들고 민생을 운운해도 국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리더가 어떤 유형의 별을 닮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별인지, 생명을 죽이는 별인지 쉽게 드러납니다. 이제 우리는 매년 태풍이 몰아칠 때마다 방사능에 오염되는 공포감을 느끼면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염된 부정식품을 먹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소금을 쟁여놔도 평생을 그것만으로 버틸 수 없음을 뻔히 알면서 사람들은 천일염이 동나도록 소금을 찾고 있다고 하지요. 


우리는 압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이려는 자의 사랑은 거짓이라는 사실을. 인류는 아직 원자력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핵 폐기물을 완전히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상식입니다.  


혹시 '전 한국인의 프레데터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해가 되는군요. 잘하면 훗날 우리가 지구를 지배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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