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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28. 2023

일상의 논어 <양화陽貨15>-환득환실患得患失

子曰 鄙夫可與事君也與哉 其未得之也 患得之 旣得之 患失之 苟患失之 無所不至矣

자왈 비부가여사군야여재 기미득지야 환득지 기득지 환실지 구환실지 무소부지의


-공자가 말했다. "비루한 자들과 더불어 임금을 섬길 수 있을까? 그들은 권력을 얻지 못한 때에는 얻으려고 근심하고, 이미 얻은 후에는 잃을까 근심한다. 진실로 잃을까 근심하니 못하는 짓이 없다."



사군(事君)을 현대적인 개념으로 바꾸면 사민(事民)입니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세상에서 사민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은 아이러니하지요. 대신 애민(愛民)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국민을 존경과 사랑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나쁠 리 없습니다. 다만, 많은 정치인들이 그저 입에 발린 소리로 써먹는 것이 문제이겠지요.


비루한 자들은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영혼을 파는 짓도 서슴없이 하지요. 멀리 갈 필요가 없습니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공천 받기 위해 여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핵폐수 방류를 옹호하며 벌이는 작태를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나라는 사민(事民)이 아니라 다시 사군(事君)하는 나라로 회귀한 듯 보입니다. 손바닥에 왕(王)자를 쓴 사람이라면 왕이 되기를 꿈꾸었을 테니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이지요. 시한부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들이 남발할 무리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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