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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30. 2023

일상의 논어<자장子張23>-비지궁장譬之宮牆

叔孫武叔語大夫於朝曰 子貢賢於仲尼 子服景伯 以告子貢 子貢曰 譬之宮牆 賜之牆也及肩 闚見室家之好 夫子之牆數仞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 得其門者 或寡矣 夫子之云 不亦宜乎

숙손무숙어대부어조왈 자공현어중니 자복경백 이고자공 자공왈 비지궁장 사지장야급견 규견실가지호 부자지장수인 부득기문이입 불견종묘지미 백관지부 득기문자 혹과의 부자지운 불역의호 


-숙손무속이 조정에서 대부들에게 말했다. "자공이 중니보다 현명하오." 자복경백이 자공에게 알리자 자공이 말했다. "궁궐의 담장에 비유하자면 저의 담장은 어깨 높이여서 궁실의 훌륭함을 다 엿볼 수 있습니다. 스승님의 담장은 몇 길이나 되어 문을 찾아 들어가지 않으면 종묘의 아름다움과 많은 문무백관을 볼 수 없습니다. 문을 찾은 사람이 드무니, 대부께서 그리 말씀하신 것도 또한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노나라의 대부 숙손무숙이 대부들에게 한 말을 전해 듣고 자공이 비유법을 구사하여 완곡하게 답합니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높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애초에 우스운 일이지요. 그것이 아무리 자신을 치켜세우는 말이라 해도 사실이 아니거나 도에 지나치는 칭찬이라면 자공처럼 부인하고 사양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큰 능력을 요구하는 높은 자리에 앉아 덜 떨어진 식견으로 헛소리를 남발하는 무능한 자와 그것을 열심히 주워 담아 아첨 떨기에 여념 없는 자들을 궁궐 담장에 비유하자면, 개구멍으로 들여다보는 주제에 궁궐 밥 그릇 개수까지 아는 척하는 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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