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이치를 알고 순응하라.
六二 直方大 不習无不利
象曰 六二之動 直以方也 不習无不利 地道光也
육이 직방대 불습무불리
상왈 육이지동 직이방야 불습무불리 지도광야
-꾸밈없이 하늘의 큰 이치를 따르고 있으니, 굳이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육이가 감응하는 방식은 꾸밈없이 따르는 것이다. 굳이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는 것은 땅의 도가 밝기 때문이다.
육이는 득위하고 득중했으니 중정中正합니다. '직방대'는 육이의 중정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곧고 네모나며 크다는 것은 땅의 형상이면서 동시에 성정입니다. 직육면체를 직방체直方體라고 하지요. 따라서 땅의 형상에 대한 인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 다른 관점에서 직방대를 바라보는 것이 속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직은 곧고 바른 것이니 꾸밈이 없는 것입니다. 방은 '본뜨다, 모방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요. 곧 큰 것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큰 것은 하늘의 이치입니다. 직방체의 땅이 하늘의 큰 이치를 고스란히 수용한 것입니다. 그 어떤 작위적인 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어린 새가 날개짓 하듯이 굳이 열심히 배우고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하늘의 섭리가 다 담겼으니 저절로 이롭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직방대의 원리를 아는 군자라면 학문을 하듯이 애써 공부하지 않아도 이로움을 펼치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머릿속에 인간 문명의 지식을 채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활짝 여는 것입니다. 땅을 닯은 직방체의 마음 속에 직방대의 가치를 담는 것입니다. 마음이 중정한 땅을 닮을 때 우리의 마음 안에는 이로움만이 피어나 자랄 것입니다. 만물이 땅에서 길러지듯 아름다운 모습으로 말입니다.
육이가 동하면 내괘는 감괘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의 상에서 익힐 습(習)이 나오게 됩니다. 우리의 배움이란 그렇게 자연스러운 것일 때 저절로 이롭게 쓰일 것입니다. 지괘는 7괘 지수사괘가 됩니다.
지수사괘에서는 바름(貞)을 강조합니다. 지수사괘의 <대상전>에서 공자는 '지중유수地中有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땅 속에 물이 있는 것이니 곧 감괘를 의미합니다. 군대를 양성하는 것도 군자는 땅이 품은 만물을 물이 기르듯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배움도 물을 본받아 타인과 세상에 해를 끼친 지난 잘못을 흘려 보내고 그 빈자리로 날마다 맑은 이로움이 샘처럼 조금씩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방식이기를 바랍니다.
육이가 '동動'하는 것을 저는 감응하는 것으로 풀이하였습니다. 땅의 도가 빛처럼 환히 밝으니 저절로 느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고, 마음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늘의 이치를 꾸밈없이 따라 사람과 사물, 그리고 세상을 적시는 마음의 흐름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