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소유

by 오종호

一派靑山景色幽 前人田土後人收 後人收得莫歡喜 更有收人在後頭

일파청산경색유 전인전토후인수 후인수득막환희 갱유수인재후두


- 한 줄기 청산의 빛 그윽한데, 앞사람의 논밭에서 뒷사람이 거두네. 뒷사람아, 거두어 얻었다고 너무 기뻐 마라. 다시 거두어들일 이 바로 뒤에 있나니. - <<명심보감>> 성심편(省心篇)



산은 품 안에서 뭇짐승을 먹이고 재웁니다. 번잡한 각자의 삶을 사느라 산의 품속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는 인간들에게는 감각되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소유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고, 삶의 이야기 만큼 죽음의 그것도 켜켜이 쌓입니다. 올해의 도토리를 주을 다람쥐가 작년의 그 다람쥐라는 보장이 없고, 군침을 흘리며 호시탐탐 다람쥐를 노리는 삵의 뒤에 인간에게서 버려진 후 늑대의 본성을 되찾은 대형견이 금세라도 덮칠 태세를 취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태어나 산에서 살아가는 이상, 동물들은 먹이 사슬의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산 아래는 인간의 영역입니다. 곡식을 기르고 건물을 세우며 살아온 인간은 더 이상 땅에 뿌리박지 않습니다. 인간은 가상 세계를 창조해 상품과 정보를 유통하며 이윤을 창출하고 있고,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고하며 자신이 추론할 수 없는 결론을 도출하는 미증유의 지능을 가진 존재자를 창조해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인간은 사실상 신이 되었습니다. 산 아래에서 살아가는 이상, 인간으로 남아 있는 인간은 이윤의 먹이 사슬의 숙명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인간으로 사는 한 영원한 소유는 불가능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앞 세대는 성취와 유산을 남기고 사라지고, 후세대는 그것 위에 새로운 것을 더한 다음 전세대의 뒤를 따라 소멸합니다. 소유의 대물림을 통해 소유의 불멸성을 증명한 것처럼 보이는 거부들의 몇몇 사례는 인류사 전체로 보면 찰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간은 영원히 소유할 수 없습니다. 영원히 소유하는 존재자가 된다면 그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닙니다.


신의 반열에 오른 소수의 인간들 중 누군가는 유일신이 되는 꿈을 꾸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만든 신의 개념에는 인간 세상의 위계 질서와 권력 구조가 투영되어 있지요. 그렇기에 새로운 종이 될 신인간들간의 투쟁은 불가피합니다. 그들과 AI와의 대결도 피할 수 없습니다. 후대를 위해 무엇을 남길 것인지 고민할 필요 없는 존재자들의 싸움에는 내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소유가 영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도래할 미래는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부와 권력의 독점과 영원한 세습을 꿈꾸는 자들로 가득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그들은 아직 신인간이 아닙니다. 다만 비인간일 뿐이지요. 우리는 아직 인간의 시대를 끝낼 수 없습니다. 4월 10일, 인간의 시대를 되살릴 범야권 200석의 새역사가 열릴 것입니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손에 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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