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X

by 오종호

차 키의 버튼을 누르자 지하주차장 오른쪽 끝에서 눈을 깜빡이는 차가 보였다. 구형 흰색 소형차였다. 주차장에 사람은 없었다. 낯선 세계가 자신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그 초대는 거부할 수 없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낯선 세계에서 돌아온 경험이 있는 자신이었다. 민성에게 무서울 것은 없었다. 메모처럼 중년의 사내는 자신이 찾는 길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역시 에그에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를 만나야 했다.


시동을 걸자 내비게이션 화면이 켜지며 길을 안내했다. 목적지는 30분 거리에 있었다. 도시의 서쪽 끝 근방이었다.


“이동 준비가 끝나면 버튼을 눌러주십시오.”


자신의 차와 동일한 음성의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버튼을 누르자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성은 좌석을 눕히고 시선을 정면으로 가져갔다. 침침한 지하주차장의 천장이 곧 사라지고 도시의 불빛들이 눈에 들어왔다. 노을 몇 조각이 바람에 밀려와 좁은 도시 하늘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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