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처럼 빠져나간
도시 사람들의 발자욱 위로
노랗게 노랗게
마지막 가을이 쌓이고
엇서서 지나는
계절의 틈을 비집고
툭툭 거리며 비 나리는 새벽은
젖어 젖어 노랗게 잠드네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시간
그대는 시간에 실린 채
노오란 가을을 등지고
나는 없을, 그곳을 향해 떠났네
사람은 떠났지만
사랑은 잠들지 않았네
사랑은, 그리워 잠들지 못하네
*시상詩想
늦가을 비가 간헐적인 찬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자정을 훌쩍 넘겨 새벽을 향해 가는 시간, 낮에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리던 거리는 텅 빈 채 손님을 기다리는 빈 택시들만 줄지어 있었습니다. 거리에 늘어선 은행나무들 아래 노란 은행잎들이 수북이 쌓인 채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습니다.
연인의 떠남에 상처 입고 아파하느라 한기 가득한 빗방울에 젖어 가면서도 자리를 옮기지 못하고 서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은행잎 위로 떠올라 한동안 은행잎을 바라보며 그리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선詩線
예년의 4월 하순 날씨 답지 않게 서늘한 바람이 몰아칩니다. 코로나19가 끌고 온 한기 탓일까요? 올해 경자년은 냉해를 조심해야 합니다. 겨울은 작년과 달리 매우 추울 것입니다. 세상이 어수선할수록,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예리하게 재단하는 시선 대신 바람마저 녹이는 온기 넘치는 눈길로 나를 바라봐 주는 사람 한 명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