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들과 어울리지 말고 피하며 후일을 기약하라.
六二 包承 小人吉 大人否亨
象曰 大人否亨 不亂群也
육이 포승 소인길 대인비형
상왈 대인비형 불란군야
-패거리를 감싸면 소인에게는 좋은 일일지 몰라도 대인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아야 형통할 것이다.
-대인이 패거리를 감싸지 않아 형통한 이유는 어지럽게 작당作黨하지 않기 때문이다.
11괘 지천태괘 구이 효사의 '포황包荒'을 '거친 자들을 포용하다'라는 의미로 해석한 바 있습니다. 천지비괘 육이 효사에 있는 '포승包承'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풀이해야 합니다. 즉, 승을 명사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지요. 동사로 해석하면 지천태괘와의 대비적 관계가 무너질 뿐만 아니라 의미도 대단히 모호해집니다.
주역 공부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미술관에서 고가의 현대미술 작품을 보듯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감정가가 천억 원을 넘는다 하고 많은 미술평론가들이 "현대인들의 소외 현상을 남다른 화풍으로 표현한, 광기 어린 천재성이 번뜩이는 걸작" 운운하니, '훌륭한 작품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는 식으로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용이 선명하게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들이나 주역의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풀어 놓았으니 주역은 원래 그런 애매모호함이 특징인가 보네" 하고 어물쩍 지나치면, 결국 건성이 습관이 되어 자기만의 사유 능력 증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승承'은 <소상전>에서 공자가 말한 '군群'의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