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30.중화리괘重火離卦>-구사

뜻하지 않은 재앙을 만난다. 대비하라. 상대방을 경계하라.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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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四 突如其來如 焚如 死如 棄如

象曰 突如其來如 无所容也

구사 돌여기래여 분여 사여 기여

상왈 돌여기래여 무소용야


-갑자기 그런 일이 벌어져 불에 타서 죽고 버려질 것이다.

-갑자기 그런 일이 벌어지면 받아줄 곳이 없다.



'돌突'은 '갑자기'의 뜻입니다. 돌출突出, 돌연突然, 충돌衝突 등에 쓰이는 글자입니다.


'여如'는 조사로 해석할 필요가 없는 글자입니다. 따라서 여如를 지우면 돌기래가 됩니다. 직역하면 '갑자기 그것이 와서'의 뜻이니, '갑자기 그런 일이 벌어져'와 같이 의역할 수 있습니다. 장구를 두드리며 노래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재앙이 몰아닥친 것입니다.


구사는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온 초창기입니다. 과도기, 전환기에는 이전과 다른 문물, 사상이 급격하게 유입됨에 따라 미증유의 사태에 처한 사람들의 정신이 혼란에 빠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해방 정국의 우리나라 상황이 딱 그러했지요. 사회는 양분되고 극좌와 극우의 급진적 사상으로 나뉘어 어느 하나를 선택하도록 사람들에게 강요했습니다. 양 극단의 위험성을 눈치채고 어느 하나의 손을 들어 주지 않은 이들은 회색인간으로 매도되어 두 세력으로부터 동시에 핍박 당하는 불행을 맛봐야만 했습니다.


내괘와 외괘의 불과 불이 구사에서 강하게 충돌합니다. 사효가 음이면 구삼과 상비라도 할 텐데 음 자리에 양으로 있어 외괘와 내괘가 적대적으로 대치하니 불이 상징하는 재앙이 발생합니다. 대산 선생님의 스승인 야산 이달 선생님이 한국전쟁 직전에 얻은 점괘로 유명합니다.


전쟁이 갑자기 발발해 사방에 폭탄이 떨어지고 총탄이 빗발쳤습니다. 국토 전역이 전쟁의 화염에 휩싸였지요.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시신은 훼손되어 아무렇게나 방치되었지요. 내외괘의 리괘에서 '분焚'의 상이 나옵니다. 구사가 동할 때의 외괘 간괘에서 '사死'의 상이 나옵니다. 죽은 사람들의 시체가 산을 이루는 것입니다. 외호괘 태괘에서 '기棄'의 상이 나옵니다. 시체들이 훼절 당하여 버려지는 것입니다.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오갈 데가 없어집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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