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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Dec 06. 2021

일상의 논어 <학이學而3>-교언영색巧言令色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 교언영색 선의인


-공자가 말했다. "말을 교묘하게 하고 낯빛을 꾸미는 사람 중에 인한 이는 드물다."



'교언영색'은 우리가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는 사자성어입니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고 표정을 의도적으로 꾸미는 것은 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지요. 환심을 사고자 하는 까닭은 상대로부터 얻고자 하는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익이 실현되는 순간 교언영색하는 자가 안면몰수할 것은 뻔합니다. 그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역시 관계는 청산되기 마련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획득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말과 표정이라도 거리낌없이 지어 낼 능력을 가진 자들입니다. 양심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익에 따라 배신과 이합집산을 밥 먹듯 하는 자들에게 인간의 영혼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주역>> 31괘 택산함괘澤山咸卦 상육 효사(上六 咸其輔頰舌 상육 함기보협설 / 광대뼈, 뺨, 혀에서 감응하는 것이다)와 43괘 택천쾌괘 육삼 효사(九三 壯于頄 有凶 獨行遇雨 君子夬夬 若濡有慍 无咎 구삼 장우구 유흉 독행우우 군자쾌쾌 약유유온 무구 / 광대뼈에 기운이 있으니 흉함이 있다. 홀로 행하여 비를 만나면 군자는 과감히 결단해야 한다. 만약 젖었는데 성냄이 있다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에서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광대뼈가 불거지고 빰이 씰룩거릴 정도로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쏟아내는 모양새에는 과장과 허풍이 숨어 있는 법입니다. 허언은 오직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기획된 내용과 표정, 태도의 합작품일 뿐입니다. 사람으로 위장한 사람 아닌 자들을 가려낼 능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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