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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an 11. 2022

일상의 논어 <위정爲政6>-기질지우其疾之憂


孟武伯問孝 子曰 父母唯其疾之憂

맹무백문효 자왈 부모유기질지우


-맹무백이 효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부모에게는 오직 자식의 병이 근심이오."



맹무백은 직전에 등장했던 맹의자의 자식입니다. 부자가 각기 공자를 만나 효에 대해 물었는데 공자의 대답이 일관되지 않습니다. 공자는 일반론이 아니라 질문자의 상황과 입장에 맞춘 눈높이 답변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맞춤형 대답은 한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시대를 넘어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맹무백은 성정이 차분한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의 행동은 그의 부모가 보기에 조마조마했던 것이지요.


지之는 주격 조사로, 질疾을 주어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질지우'는 병이 근심이다'라는 뜻이 됩니다. 기其는 자식을 가리키는 지시 대명사로 쓰여 기질疾은 자식의 병이 됩니다. 공자의 말은 "건강이 효의 으뜸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좀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지금처럼 개념 없이 살다가 몸이라도 상하면 그게 바로 불효다!"라는 얘기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질疾의 개념을 확장해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는 오로지 자식이 괴로울까 걱정이오"라고 의역하여 풀이하는 것이지요疾을 병이 아니라 괴로움으로 본 것입니다. 자식의 괴로움을 지켜보는 것이 부모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요, 그것이 가장 큰 불효라는 것입니다. 잘 풀려서 편하게,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큼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은 없고 그것이 효의 시작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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