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호 Mar 08. 2022

일상의 논어 <팔일八佾1>-인忍


孔子謂季氏 八佾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공자위계씨 팔일무어정 시가인야 숙불가인야


-공자가 계씨에 대해 말했다. "집마당에서 팔일무를 추다니, 이런 일을 참아야 한다면 그 어떤 일을 참지 못하겠는가?" 



논어 세 번째 편인 팔일편은 예악禮樂과 관련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계씨는 앞에 등장했던 삼환 중의 한 가문이지요. 팔일무는 나라의 큰 제사 때에 악생樂生 64인을 8열로 정렬시켜 아악雅樂에 맞춰 추게 한 춤입니다. 곧 황제의 의식인데 이를 대부인 계씨가 자기 집 뜰에서 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안하무인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제후는 36인, 대부는 16인의 인원을 쓰는 것이 당시 노나라의 예법이었습니다.  


황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고 있는 형편임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위세가 등등해도 계씨 집안은 나라의 녹을 먹는 신하일 뿐이지요. 공자가 분노와 한탄이 뒤섞인 감정을 토해 내고 있습니다. 계씨 집안의 힘에 짓눌려 아무도 입바른 소리를 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공자의 자괴감이 느껴집니다. 황실을 능멸하는 이 정도의 명백한 반역 행위도 단죄하지 못하고 그저 벙어리 냉가슴 앓듯 견뎌야 한다면 다른 어떤 죄에 대해서도 벌하지 못하겠지요. 기강이 무너진 나라는 패망의 길에 들어설 뿐이기에 공자의 깊은 슬픔이 느껴집니다. 




노나라의 현실을 담은 위 구절은 일반 국민이라면 엄한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중범죄들을 저지른 일가가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고 있는 우리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나라를 망조에 들게 할 생각이 아니라면, 우리나라가 망하기를 학수고대하는 일본 극우가 아니라면, 나라와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는 어리석은 선택을 할 리 없습니다. 


우리의 빛나는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의 이름으로 역사와 후손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합니다. 불행한 역사, 치욕의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무능하고 부패한 리더로는 현재 전세계로부터 밀어닥치고 있는 경제 위기의 해일을 넘을 수 없습니다. 우리 현대사의 아픈 진실에 눈과 귀, 그리고 가슴을 닫고 살아온 자가 아니라면 다함께 찬란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뜨거운 한 표씩을 힘차게 쏘아 올리시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논어 <위정爲政24>-첨용諂勇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