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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r 14. 2022

일상의 논어 <팔일八佾3>-불인不仁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공자 인이불인 여례하 인이불인 여락하


-공자가 말했다. "사람이 인하지 않다면 예가 무슨 소용인가, 사람이 인하지 않다면 악이 무슨 소용인가?"



<팔일> 1, 2편에서 공자는 삼환의 안하무인한 행동을 비판했습니다. 이번 편은 앞의 내용과 관련지어 읽어야 본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禮는 예의, 예절의 뜻이지만 앞의 내용을 참고하면 예법, 의식의 개념으로 봐야 합니다. 악樂은 말 그대로 음악이지요. 예악을 성대하게 쓰는 삼환이 인仁하지 않으니 대부의 지위로서는 감히 해서는 안 되는 무례한 짓까지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인하지 않은 자들이 겉으로 아무리 그럴 듯하게 형식을 꾸민들 모두 무의미하다는 것이지요. 인하지 않기 때문에 형식 또한 전혀 이치에 맞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국민이 권력을 위임해야 할 정치인은 반드시 어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람 보는 눈과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불인한 자들이 꾸민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결국은 자기도 모르게 세뇌되어 버리고 말지요. 아무리 언론이 썩었어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진실과 마주할 수 있는 정보화 사회에서 몰지각한 유권자들이 반복적으로 불인한 자들에게 권력을 쥐어 주는 선택을 내림으로써 역사의 흐름이 역류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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