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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r 15. 2022

일상의 논어 <팔일八佾4>-예지본禮之本


林放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禮 與其奢也寧儉 喪 與其易也寧戚

임방문례지본 자왈 대재문 예 여기사야영검 상 여기이야영척


-임방이 예의 근본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훌륭한 질문이로다! 예는 사치스럽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해야 하고, 상은 형식적인 것보다는 차라리 슬퍼해야 한다."



공자는 변죽을 울리는 것보다는 핵심에 육박해 들어오는 질문을 좋아한 스승이었을 것입니다. 예가 아니라 예의 근본에 대해 묻자 큰 질문이라며 환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공자의 답은 간단합니다. 허례허식하는 것은 진정한 예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겉치레가 요란할수록 실상은 빈곤한 경우가 많습니다. 곧 외화내빈입니다. 


부실한 내면을 포장하고 거짓된 본심을 위장하기 위한 말과 행동을 일삼아 온 사람의 영혼이 얼마나 천박할 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부와 명예, 외모나 권력 따위는 극히 일시적인 것입니다. 부박한 영혼은 결국 남을 속이고 짓밟으며 억지로 쌓아 올린 외형을 안에서 무너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감추기 위해 타인을 겁박하며 밖을 더욱 화려하게 꾸며 봐야 한계가 뚜렷합니다. 그런 자들의 사례는 역사에 수두룩하지요. 자기만 예외라고 착각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자유가 예정된 몰락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원형이정, 하늘의 이 이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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