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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pr 05. 2022

일상의 논어 <팔일八佾14>-욱욱郁郁


子曰 周監於二代 郁郁乎文哉 吾從周

자왈 주감어이대 욱욱호문재 오종주


-공자가 말했다. "주나라는 이 대를 거울삼았기에 문화가 찬란하다! 나는 주나라를 따르겠다."



'이 대'는 하나라와 은나라 시대를 말합니다. 춘추시대의 혼돈 속에서 공자는 문화의 꽃이 활짝 피었던 이전 시대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그리워하고 있지요. 


과거에 대한 향수는 언제나 현재의 불만과 불행을 먹고 자랍니다. 만개한 민주주의가 선사했던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는 우리에게 공기와도 같았던 흔한 일상이었지요. 팬데믹이 끝난 뒤의 풍경에서 우리가 향유했던 자유라는 이름의 공기 밀도는 많이 옅어져 있을 것입니다. 


공자처럼, 문화의 꽃이 만발했던 시절이 몹시 그리울 듯합니다. 그러나 지난 날에 대한 그리움 만으로 세상은 변하지 않지요.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고 타락한 집단 지성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일도 결국 국민의 몫입니다. 공자와 달리 우리는 국민이 정신을 차리면 나라를 살려 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요. 힘들어도 다시,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증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온몸에 각인된 자유의 냄새에 대한 기억은 결코 망각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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