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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25. 2022

일상의 논어 <이인里仁11>-덕토형혜德土刑惠


子曰 君子懷德 小人懷土 君子懷刑 小人懷惠

자왈 군자회덕 소인회토 군자회형 소인회혜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마음에 덕을 품고 소인은 땅을 품으며, 군자는 형벌을 품고 소인은 혜택을 품는다."



군자와 소인의 속성을 대비하여 얘기하고 있지요. 


우리는 덕德과 토土가 대조적으로 사용된 점에서 공자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땅의 섭리는 하늘의 이치에 따라 만물을 기르는 것이고, 군자의 도리는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 땅의 섭리를 본받아 백성을 덕으로 돌보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덕德이 땅의 정신적 속성을 가리킨다면, 토는 땅의 물질적 속성을 상징합니다. 소인은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개념이 없기에 땅 그 자체와 땅에서 거두는 수확물이라는 물질에 대해 생각할 뿐이라는 것이지요. 


군자가 마음속에 형刑을 품는다는 것은 혹시 티끌만한 잘못이라도 저지를까 늘 삼가는 태도를, 소인이 혜惠를 품는다는 것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형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탐욕스러운 성정을 각각 은유합니다. 


오늘날의 우리 현실에 그대로 적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공자의 일침이지요. 땅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품고 있는 자들은 법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법자처럼 행동합니다. 온갖 위법적인 정황이 선명해도 도무지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의 단죄를 받지 않으니 법을 지키는 사람들을 향해 비웃음을 흘리며 오늘도 한탕의 시혜를 기획하고 있는 것입니다. 법의 총알이 뚫지 못하는 특수 방탄복을 걸친 소인들과 가짜 총알을 쏘아대는 쇼에 능한 소인들로 가득한 세상, 이 세상을 하루 빨리 끝장내어 소인은 단죄되고 군자는 존중 받는 참 세상을 열어젖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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