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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19. 2022

일상의 논어 <옹야雍也2>-불천노불이과不遷怒不貳過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애공문 제자숙위호학 공자대왈 유안회자호학 불천노 불이과 불행단명사의 금야즉무 미문호학자야


-애공이 물었다. "제자 중에 누가 호학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안회라는 친구가 호학했지요. 분노를 옮기지 않았고 잘못을 거듭하지 않았으나 불행히도 단명하여 죽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사람이 없어 호학한다는 이에 대해 듣지 못했습니다."  



슬픈 임금, 애공이 묻습니다. 아마도 그는 누가 공자만큼 호학하는 제자인지, 그래서 누가 공자의 후계자가 될 것인지 궁금했나 봅니다. 왕이란 후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존재이니까요.


우리는 공자의 입에서 어떤 이름이 나올 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안회에 대한 공자의 사랑은 논어 곳곳에 소복하게 쌓여 있지요.


'불천노' 노여움을 옮기지 않다는 뜻이니 자신의 화를 타인에게 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간존중의 민주주의 이념은 사실 조직 내에서는 작동하지 않지요. 아무리 느슨해도 상명하복의 원리가 기본입니다. 권한과 책임이 다르기 때문에 직위의 구분은 필수적이지요. 그러므로 구성원들간의 관계는 마냥 인간적인 모드로 구축되기 어렵습니다. 칭찬과 격려에는  실리지 않는 따뜻한 감정이 책망과 비난에는 차갑 담기는 법입니다.


만일 자기 잘못이 아닌 일로 불필요한 비용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화가 치솟기 마련이지요. 이런 경우에도 안회는 자기 마음 밖으로 분노를 내보내지 않았으니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인 것입니다. 이런 안회의 존재 자체가 우리에겐 삶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지요. 화를 내서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매일 화를 내도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여움은 모두에게 해가 될 뿐, 근본적 처방과는 거리가 멀지요. 우리 마음 안에서 분노의 불길이 스멀거리는 순간마다 안회를 떠올리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분노의 감정을 안회라는 닻에 앵커링시켜 두는 것이지요.


'불이과'는 잘못을 거듭하지 않다는 뜻이니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끊어 내지 못하고 늘 유사한 실수와 다툼을 되풀이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안회가 얼마나 수신修身에 철저했던 인물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공자는 자신과 더불어 호학했던 안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의 마음이 선명하게 읽힙니다. 공자와 안회의 사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 역시 제게서 명리학과 주식을 배워 실천하고 있는 제자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것을 알고 깨우친 사람들만이 서로 지기知己가 됩니다. 학學은 진정한 공감의 기반입니다.




* 많은 분들의 성원 덕에 <<담백한 주역>>이 세 권의 책으로 9월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 이상과 현실, 정신과 물질의 조화는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깨우칠 때만 가능하지요. 주식이 왜 오랜 기간의 엄청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는 학의 영역인지, 가능한 한 무게를 완전히 빼고 가볍기 한량없게 만들고 있는 신규 채널에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시청, 구독, 좋아요)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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