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호 Jul 25. 2022

일상의 논어 <옹야雍也6>-종정從政


季康子問 仲由可使從政也與 子曰 由也果 於從政乎 何有 曰 賜也可使從政也與 曰 賜也達 於從政乎 何有 曰 求也可使從政也與 曰 求也藝 於從政乎 何有

계강자문 중유가사종정야여 자왈 유야과 어종정호 하유 왈 사야가사종정야여 왈 사야달 어종정호 하유 왈구야가사종정야여 왈 구야예 어종정호 하유


-계강자가 물었다. "중유는 정치하게 할 만한지요?" 공자가 말했다. "유는 과감하니 정치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계강자가 말했다. "사는 정치하게 할 만한지요?" 공자가 말했다. "사는 현달하니 정치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계강자가 말했다. "구는 정치하게 할 만한지요?" 공자가 말했다. "구는 재주가 있으니 정치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계씨 집안의 아들 계강자가 공자의 제자들 중 자로(중유), 자공(사), 염유(구)의 정치적 자질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종정'은 '정사에 종사하다'는 뜻이니 여기에서는 '정치하다'로 순화하였습니다.  


용勇의 자로는 훗날 위나라에서 대부 공회孔悝의 가신으로 벼슬을 했다가 괴외蒯聵의 난 때 사망합니다. 위령공 사후 남자南子를 축출하려다 실패하여 망명 생활을 하던 괴외는 자신의 아들 출공出公을 끌어내리고 권좌에 오르기 위해 난을 일으키지요. 자로는 괴외에게 반란에 가담한 자신의 주군 공회의 처형을 요구하다가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그의 시신은 젓갈로 담가져(해형醢刑) 노나라에 있는 공자에게 보내집니다. 공자가 과果라고 평할 만했던 삶을 살았지요.      


지智의 자공은 향후 노나라와 위나라의 재상을 지내고 공자의 경제적 후원자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자공은 과연 달한 인물이었습니다.


염유는 현실적 처세를 통해 권력의 향유를 추구했지요. 결국 염유가 계씨 집안의 가신으로 스카우트 되었으니 계강자가 높이 사는 정치인의 자질은 과도 달도 아닌 예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직에는 자로처럼 강직한 사람도, 자공처럼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도, 염유처럼 실리적인 사람도 두루 필요하다는 것이 공자의 인식입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시대에는 공자와 같은 이상주의자와 그를 닮은 이들이 아니라 눈치가 빠르고 권모술수에 능한 현실주의자만이 권력과 이익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계강자는 알고 있지요. 


경제 위기의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이때 국정 운영을 맡고 있는 위정자爲政者와 종정자政者들 중 제대로 된 인물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잔머리를 굴려 제 잇속만 차리려는 염유들로 가득한 상황이지요. 이런 자들이 나라와 국민을 책임질까요? 차라리 여름 한낮에 폭설이 내릴 확률이 더 높다고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논어 <옹야雍也5>-삼월불위인三月不違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