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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26. 2022

일상의 논어 <옹야雍也7>-재문상在汶上


季氏使閔子騫爲費宰 閔子騫曰 善爲我辭焉 如有復我者 則吾必在汶上矣

계씨사민자건위비재 민자건왈 선위아사언 여유부아자 즉오필재문상의


-계씨가 민자건을 비 지방을 다스리는 관리로 임명하려 하자 민자건이 말했다. "저를 위해 좀 사양해 주십시오. 만일 다시 저를 찾는 이가 있다면 저는 반드시 문 위에 있을 것입니다."



민자건은 공문십철 중의 한 명으로 효심이 남달랐다고 전해집니다.


계씨 집안의 인재 욕심은 끝이 없어 이번에는 민자건에게 스카우트의 손길을 뻗치고 있네요. 자기 집안의 영지가 있는 비라는 곳을 책임지는 가신으로 채용하고자 사람을 보냈습니다. 민자건은 이를 거절합니다. 


은 물의 이름이요 문상은 문이라는 물 위에 있을 것이라는 얘기이지요. 문이 노나라와 제나라의 국경에 있었다고 하니 민자건의 말은 계속 괴롭히면 배를 타고 제나라로 건너가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입니다. 계씨 집안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될 생각이 없음을 확고하게 밝히는 것이지요. 


노나라의 권력을 삼분하고 있는 계씨 집안에 들어가면 먹고 사는 문제는 물론 출세길이 보장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자건은 관심이 없습니다. 천하의 도가 무너진 시대에 그것을 무너뜨린 장본인들을 위해 일할 수는 없다는 결기이겠지요. 


밝혀진 사적 채용 건들에 대해 공정한 절차 운운하는 대통령실이나 제안을 덜컥 받고 근무하는 자들이나 무개념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요즘 시국에 비추어 보니 민자건의 바른 말이 더욱 향기롭게 읽힙니다. 


법은 무시하고 헌법은 외면하면서 경찰국을 신설하려는 정부의 구시대를 향한 폭주에 저항하는 의로운 경찰들을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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