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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ug 12. 2022

일상의 논어 <옹야雍也22>-지어도至於道


子曰 齊一變至於魯 魯一變至於道

자왈 제일변지어노 노일변지어도


-공자가 말했다. "제나라가 한 번 변하면 노나라에 이를 것이고, 노나라가 한 번 변하면 도에 이를 것이다."



제나라와 노나라 둘 다 주나라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주나라 건국 공신 강태공(姜太公, 태공망太公望)과 주 무왕武王의 동생 주공周公이 각각 제나라와 노나라의 시조이기 때문입니다. 


강대국 제나라에 비해 국력이 약했지만 공자는 노나라가 더 낫다고 말하고 있지요. 우선 노나라는 공자의 고국입니다. "이게 나라냐?"라며 혀를 끌끌 차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 조국이라는 대상입니다. 둘째로 주공은 주역 384효에 효사를 붙인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공에 대한 공자의 존경심은 <술이> 편의 다음 구절에 잘 나타나 있지요. '구의 오불부몽견주공 久矣 吾不復夢見周公 - 오래되었구나, 내가 꿈에서 주공을 다시 뵙지 못한 지가."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 삼환만 없으면 나라가 정말 좋아질 텐데', 공자의 생각은 이와 같은 셈입니다. 노나라의 정신적 근간, 문화, 잠재력을 높이 사고 있는 것이지요. 도道는 이상적인 국가이자 과거의 주나라에 가장 가까운 국가의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최하 수준의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유일한 나라로서 경제, 무역, 국방, 기술, 문화 등 거의 전 영역에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던 우리나라는 단 수십 일 만에 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했습니다. 나라의 모든 부분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힘겹게 쌓아 올렸던 가치들 역시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습니다. 일상화된 정부의 거짓과 위선을 보노라면 날마다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지요.  


나라를 팔아먹어도 무조건 수구 세력에게 표를 주겠다는 미친 자들과 공동체야 어찌 되든 말든 자신들의 재산 불리기에는 수구 세력이 좋다는 탐욕스러운 자들이 뚫린 입을 함부로 놀릴 수 없는 정의로운 사회로의 길이, 막 시작된 추락의 끝에서 열릴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때 크게 '한 번 변하여'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나라로의 길을 더는 흔들림 없이 걷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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