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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ug 22. 2022

일상의 논어 <술이述而3>-오우吾憂


子曰 德之不脩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자왈 덕지불수 학지불강 문의불능사 불선불능개 시오우야


-공자가 말했다. "덕을 닦지 못할까, 학문을 갈고닦지 못할까, 의를 듣고도 실천에 옮기지 못할까, 불선한 점을 고치지 못할까, 이것이 나의 근심거리이다."



공자가 사적으로는 어떤 걱정을 하며 살았는지 알 수 있는 구절입니다. 이를 달리 보면 그는 늘 수덕(脩德, 덕을 닦음), 강학(講學, 학문을 닦고 연구함), 사문의(徙聞義, 의를 들으면 실천함), 개불선(改不善, 잘못된 점을 고침) 하는 일상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살다 보면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러다 술잔도 나누게 되며, 때로는 병들어 몸져눕는 일도 생기는 법입니다. 그런 날이면 책을 보는 일을 거르게 되기도 하지요. 공자는 이러저러한 일로 인해 자신만의 의식과도 같은(ritual) 일과(daily routine)를 건너뛰게 되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했음이 분명합니다.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았던 이유는 돌아가 책상 앞에 앉아야 했기 때문이겠지요.


성인의 반열에 오를 정도가 되려면 평소의 생각이 어떠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범인들로서는 쉽지 않은 경지임이 틀림없지요. 그럼에도 더 높은 인간형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내용으로 일상을 채워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공자의 말입니다.   


적어도 이런 생각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사람만이  나라의 리더가  자격을 갖습니다. '오늘은 무슨 안주에 어떤 술을 마셔 볼까, 어떤 놈들을 조져 볼까, 어떤 컨셉의 사진을 찍어 볼까, 무슨 말로 개돼지들을 속여 볼까', 만일 이런 생각을 주로 하는 자가 있다면 국가 지도자로는 써먹을  없겠지요?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며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어떻게  것인지  고민하면서 방법을 모색해  따뜻하고 유능한 사람만이  나라를 바른 길로 이끌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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