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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잉고잉 박리라 Feb 23. 2023

(D+138) 병원 유목민, 새로운 재활병원에서 다시

새로운 재활병원으로 온 지 이틀차. 지난 한 주 동안 엄마는 또다시 각종 검사와, 전신마취 후 수술, 회복이라는 과정 속에 있으며 재활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약 한 달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순조롭진 못했으나 천신만고 끝에 좋아지고 있던 삼킴 장애도, 아주 약간씩이지만 힘을 기르고 있던 배와 다리도 살짝 퇴화된 느낌이 들었다.

잘 드시질 못하니 당연히 기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천천히 재활을 시작해야 했다. 더 나빠지지 않아야 하니까. 그나마 1인실을 사용해서인지 의사소통이 좀 더 수월해지고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는 일은 줄었다. 인지적 측면에선 전보다 안정되어 가는 느낌이 있었다. 다만 문제는 음식이었는데, 유독 잘 삼키질 못하시는 바람에 끼니때마다 내 속을 태웠지만 차차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밖에서 지켜보니 확실히 유명세를 탄 만큼 운동치료도 연하치료도 체계적이고 잘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니 나도 애를 쓰고 병원에서도 애를 써주며 버티다 보면 엄마도 차차 좋아지겠지. 내일 아침엔 주치의 선생님께  말씀드려 영양공급을 위해 비급여 수액이라도 놓아달라고 해야겠다. 힘을 내요 엄마, 힘을 내요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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