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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잉고잉 박리라 Oct 02. 2023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좋은 소식]
코로나 격리해제 이후 엄마의 상태는 꾸준히 좋아졌다. 가래도 눈에 띄게 줄었고 서툴지만 오른쪽 손과 팔의 움직임이 많이 좋아져 이제는 오른쪽 손을 머리까지 들어 올리는 것도 양손으로 박수를 치는 것도 가능해졌다. 수술을 못하는 바람에 복막염의 지속 치료를 위해 2차 병원 외과에 입원해 있기에 일주일에 2번 20분씩만 재활을 받고 있는데 그런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엄마의 사지마비는 생각보다 회복이 빠른 편이었다. 본격적인 재활이 가능해진다면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음병원은 꼭 적극적 재활이 가능한 곳으로 가면 좋겠다 싶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희소식도 있었다. 바로 CRE 해제. 처음 간호사실에서 전화가 왔을 땐 무손 소리인가 싶어 긴가민가 했지만 재차 물어본 결과 3주 연속 CRE가 나오지 않은 게 맞으니 정말 CRE 해제가 맞다고 했다. VRE는 계속 검출되고 있고 곧 뇌출혈 발병은 1년이 되어가니 괜찮은 재활병원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선택지가 조금 더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몽글몽글 기분이 좋았다.

[나쁜 소식]
꾸준히 호전세를 보이며 CRE해제까지 이루어 낸 엄마. 이제는 조금 욕심을 내어볼까 했는데 날씨가 쌀쌀해져서일까. 엄마는 다시 가래가 심해지고 밤마다 열이 오르길 반복하며 자꾸만 컨디션이 쳐지는 듯했다. 지난여름 복막염 때 수술을 할 수 없어 비수술적 치료를 해야만 했던 바람에 뱃속에서 아직 꺼내지 못한 충수돌기가 염증을 일으켰던 것일까. 답답함이 몰려왔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모두 합쳐보면 분명 좋은 소식이 훨씬 큰데 자꾸만 나쁜 소식에 집중하는 나를 발견한다. 차차 좋아지겠지. 차차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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