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비트코인 상승 이유는?
날개 없이 추락하던 추락하던 비트코인
바닥을 치고 비상하는 걸까
하늘 모르고 치솟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어
튤립이 사라지듯 비트코인도 사라진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긴축 통화 정책을 실시했다. 미 연방준비은행이 금리를 올리자, 돈은 미국 채권으로 몰렸다. 시중에 넘쳐나던 돈이 줄자 암호화폐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고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했다. 대규모 투자자(일명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매각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2022년 5월, 암호화폐 시장에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한국인 권 모씨가 개발한 테라와 루나 코인이 단 열흘 만에 가치의 90% 이상 폭락했다. 루나와 테라의 가치 폭락은 2022년 하락 조짐을 보이던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급속히 붕괴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사람들은 암호화폐가 튤립처럼 끝장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었다.
루나 코인의 가격 대폭락은 가뜩이나 불안해하던 비트코인을 그로기 상태로 몰았다. 비트코인 시세는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진입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처럼 비트코인은 바닥을 향해 자유 낙화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겨울이 왔고, 살을 에는 한파가 몰아쳤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2022년 12월 19일 최고 가격과 비교해 무려 76%나 가치가 하락한 16,439달러(약 2,150만 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비판론자들은 암호화폐가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더 이상 암호화폐를 돌아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람들은 튤립이 지듯 암호화폐도 졌다고 봤다. 상황이 나빠지면 온갖 부정적인 예측이 판을 치는 법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바닥을 뚫고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비판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조만간 휴지가 될 거로 전망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무모한 도전
세상 이치는 알 수 없다. 암호화폐가 끝났다는 주장이 득세하는 데도, 비트코인의 부활을 믿는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겨울의 한복판에서 오히려 비트코인을 사 모았다. 과감하게 물타기 하는가 하면, 저점 매수 기회라며 보유량을 늘려갔다. 그들은 삭풍이 몰아치는 엄동설한이 끝나고 비트코인의 봄이 올 거라고 확고하게 믿었다.
무려 1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구매한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달러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고, 비교적 비싼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만 6,000달러로 떨어지는 바람에 국고에 큰 손실을 끼친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국민들이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들고일어났을 판이다.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등하자 큰 반전이 일어났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투자는 흑자로 전환했고,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큰 폭의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당분간 비트코인을 매각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 반대론자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고를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하다니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무모하다고 해야 할까.
올해 3월 초 발생한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과 실버게이트 은행의 부도 사태는 탈중앙은행 시스템을 주장하는 비트코인에 희소식이다. 미국 정부가 긴밀하게 대응함으로써, 금융위기가 더 확산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사건은 제도권 금융기관의 불안정성을 다시 한번 부각했다. 바닥을 다지며 위층으로 오를 기회를 엿보던 비트코인이 상승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에 또 다른 반가운 소식이 들여왔다.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가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현물 ETF(Exchange-Traded Fund)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승인 요청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자체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로, 비트코인에 대한 금융기관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된다. 이것이 승인받게 되면, 지금까지 제도권 밖에 있던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엄청난 호재가 될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 시장의 자금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내년이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약 4년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그만큼 비트코인의 추가 공급량이 줄어든다. 지금까지 2012년, 2016년, 202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반감기를 경험했고, 이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경험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이들은 새롭게 추가되는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동안 암호화폐 시장의 골칫거리들도 하나둘 청산되고 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비트코인도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사태의 당사들이 모두 법적 징계 절차를 받으면서 사태가 일단락되었다. 또 최근 물의를 빚은 바이낸스 CEO가 물러나면서 미국 사법 당국에 거액의 벌금을 무는 걸로 사태 해결을 합의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둘러싼 대형 악재들이 정리된 것도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두꺼운 비트코인의 팬층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금리 인하, 반감기, 암호화폐 시장의 악재 청산 등 호재가 잇달았다. 사람들은 내년 말에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몇 년 후에는 수십만 달러로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진짜 그렇게 될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일시적인 호재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경제 환경이 변하면 없어질 수 있다. 그러니 비트코인 시세가 어디로 튈지, 비트코인의 미래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호재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것은 비트코인의 혁명성과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성을 믿는 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팬덤이 있는 한 스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제도권 금융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디지털 사회의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이 끝나고 난 후의 세상에 지금의 금융 시스템이 건재할지, 아니면 비트코인 같은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역사적 경험에 비춰보면, 새로운 사회는 늘 예측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며칠 전 JP 모건의 CEO가 "비트코인의 유일한 진짜 사용 사례는 범죄, 마약 밀매, 돈세탁, 탈세를 위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정부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비트코인이 제도권에서는 정부 규제 탓으로 거래 수단이 되지 못하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실제 거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과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전송하고 거래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탈중앙은행 시스템을 주장하는 비트코인과 각국의 중앙은행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금융 권력을 방어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비트코인의 장래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어쨌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은 2021년의 비트코인 상승과 그 이유가 다르다. 그렇다면 그 미래는 어떻게 될까? 모든 투자는 상승 국면 뒤에는 하락 국면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 폭등 뒤에 곧 대폭락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은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언제 뛰어내릴 것인지 고심할 것이다. 경기가 급속히 침체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게 간다면 호재가 악재로 바뀔 것이다. 이자율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경색도 풀리지 않을 수 있다. 모두가 잘 된다고 할 때가 상투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어떤 화려한 전망보다 본인이 시장을 냉철히 분석하고, 비트코인의 현재와 미래를 판단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는 오롯이 자기 몫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