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의 공간으로 걸어갔다.

by Henry
싱린.png


두 시간 삼십 분

빛의 속도

천왕성 앞, 10분 거리


그만큼의 시간

느린 걸음

시의 공간으로 걸어갔다.


하얀 탁자

칸마다 어둠

텅 빈 줄 알았던 자리에


시를 닮은 사람들

시공(詩空)을 유영하며

자기 별을 찾느라 분주하다.


누군가는 동주의 별을

또 누군가는 고흐의 별을

어떤 이는 어린 왕자의 별을 찾는다.


글이 달아난 공책

심이 닳아버린 연필

나는 주섬주섬 시를 쓰고

아득한 내 별

천왕성을 찾는다.


지친 상상은

백지 위에 조용히 내려앉고

짧아진 연필심은

시를 끝내지 못한 채 부러진다.


무딘 칼을 꺼내

새 연필을 정성스레 깎고

텅 빈 공책에

서둘러 별을 그린다.


별빛이 사그라지기 전에

고개 들어

밤하늘을 올려 본다.


저 멀리 아득한 곳에 있을

내 별을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난청... 밤의 소리가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