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nry Oct 30. 2022

누가 내 이성을 납치하는가?

편도가 이성을 납치한다.(편도체의 하이재킹)

사진 출처 : https://m.blog.naver.com/healing_hat/220806979760


보통 때는 뇌의 세 개 층이 유기적으로 협조하면 잘 돌아간다. 각자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파충류의 뇌는 숨 쉬고 호흡하고 잘 먹고 잘 잔다. 변연계도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며 먹을 양만큼 먹고 성욕도 잘 통제한다. 이런 정보를 제때 전전두엽으로 전달한다. 전전두엽은 정보를 제대로 입수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린다.


인격과 덕망을 갖춘 사람은 전전두엽이 발달했다. 인내와 절제, 사유와 판단은 인간의 고차원적 행동이다. 이것을 관리하는 것이 전전두엽이고, 전전두엽이 발전한 사람은 사회적 성공을 이룬다. 상황 판단이 뛰어나고 문제를 잘 해결한다. 인간의 대뇌피질은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으로 이루어져 있다. 뇌섬엽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생략한다. 뇌의 각 부분의 정보를 종합하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곳이 전두엽, 특지 전전두엽이다.    


파충류의 뇌, 구 포류류의 뇌 그리고 인간의 뇌인 대뇌피질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 참 좋다. 영원히 이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이들 사이에 소통이  안될 때가 있다. 가끔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삑사리가 난다. 인간의 뇌는 이성적이고 지적이지만, 가끔 비이성적이고 짐승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이유가  때문이다. 인간은 고차원적 이성과 저차원적인 본능 사이에서 방황하는 까닭은 가끔 파충류의 뇌와 포유류의 뇌가 인간 뇌의 통제를 받지 않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3구조의 뇌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통해 끊임없이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본능, 욕망, 사유를 상호 교환하며 행동한다. 이들 사이의 정보 교류가 원활하지 못한 매우 급한 사태가 벌어지면 인간은 본능이나 욕망에 따른 행동을 한다. 제일 바깥에 있는 인간의 뇌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예기치 못한 비인격적이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평소에는 멀쩡하던 사람이 술을 많이 마셔 인사불성이 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화가 나면 막말을 퍼붓는 것도  때문이다.  

    

가끔 포유류 뇌인 변연계가 우리 두뇌를 완전히 장악하는 경우를 경험한다. 우리는 매우 두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온몸이 얼어붙고 어떤 행동도 할 수 없게 된다. 이성과 판단력은 완전히 마비되고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극도의 공포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변연계의 편도체가 극한 상황까지 과열되는 바람에 이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까지 얼어붙는 일이 벌어진다. 한마디로 편도체가 우리 뇌를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고 그저 공포에 휘둘리며 덜덜 뜨는 상태가 상태에 직면한다. 이런 현상을 편도체가 우리 뇌를 꼼짝 못 하도록 납치하여 지배한다는 뜻으로 편도체 납치(amygdala hijacking)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비난하거나 갑자기 주먹을 날리기라도 하면 화가 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토론장이나 대화하다가 상대방이 아무런 근거 없이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면 순간적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이성적인 판단이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감정이 내키는 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상대로부터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듣는 경우로 우리의 이성은 마비되고 흥분된 감정만 남아 감정을 통제하기 힘들어진다. 이런 현상도 편도체가 우리 뇌를 장악하고 흥분 물질인 아드레날린 수치를 극한까지 상승시키는 편도체 납치 현상이다. 마치 야생에서 만난 사나운 동물처럼 극도로 흥분해서 이빨을 드러내 놓고 으르렁거리는 모양을 연출하는 것이다.      


변연계는 감정과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고 곧이곧대로 분출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성의 뇌는 대뇌피질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면 인간도 개나 늑대처럼 당장의 욕구에만 집착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술을 진탕 마시고 엄청나게 취하면 대뇌피질은 마비가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우리는 개나 다름없다.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되고 욕망을 거리낌 없이 분출함으로써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술을 절제하고 조심하면 방지할 수 있다. 또 평소에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변연계를 잘 다독거려야 한다.      


주먹을 휘두르거나 남을 잔혹하게 헤치지는 않지만,   ‘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것도 문제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예리한 칼로 후벼 파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다. 눈에 보이는 상처만 다가 아니다. 두뇌 깊숙이 각인된 상처는  치명적이다. 막말은 사람의 신경회로에 돌이킬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것이 화석처럼 단단히 굳어지면 빼도 박도 못한다. 그런 사람이 돌아서면 영원히 적이 된다.  상처가 끝없이  사람을 찌르기 때문에 고통을 잊지 못한다.


편도가 이성을 납치하면 전전두엽은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다. 흥분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스트레스 수치를 높인다. 반복적으로 '욱'하고 불같이 화를 내면 두뇌의 신경회로도 망가진다. 특히 전전두엽 주변의 뉴런과 시냅스의 정상 작동을 방해한다. 마음을 다스리고 절제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항상 변연계는 전전두엽의 통제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욱'하는 성질을 죽인다. 그래야 정신 건강과 두뇌 건강에도 좋다.









작가의 이전글 '욱'하는 감정을 만드는 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