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이 발달할수록 머리가 좋아진다.
뉴런 내부의 정보 전달 방식은 고속도로 위의 차들이 달리는 방식에 비유할 수 있다. 고속도로 차선이 많고 넓으면 교통체증이 줄어든다. 차들은 빠른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 물론 고속도로에는 제한 속도가 있지만, 주말이나 휴가철에 도로가 막히는 일이 없다. 제한 속도를 지키면서도 빠르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다. 화물차는 시간에 맞춰 주문한 물량을 배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가 전체의 물류 시스템이 발달하고 경제 발달에도 이바지한다.
이처럼 뉴런의 수상돌기와 축삭말단의 가짓수는 고속도로의 차선에 비유할 수 있다. 이들의 가짓수가 많은 것은 고속도로의 차선이 많아지는 것과 같다. 또 축삭돌기의 소시지 매듭이 굵어질수록 정보 이동 속도가 빨라진다. 이것은 고속도로의 차선이 많고 넓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차선이 많고 넓은 도로에서 차들이 안전하고 빠르게 물건을 실어 나른다. 신경세포의 가짓수도 많아지면 정보 전달 속도가 빨라지고 양도 많아진다.
위의 그림 왼쪽은 뉴런이 발달하기 전과 후의 상태를 보여준다. 가지돌기와 축삭돌기 끝점의 가짓수가 왼쪽 뉴런보다 오른쪽 뉴런이 많다. 책을 읽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일은 뇌 신경세포에 많은 자극을 준다. 뉴런의 가지돌기로 전기신호가 반복적으로 들어오면 새로운 가지돌기가 뻗어 난다. 오른쪽 뉴런처럼 가지돌기가 풍성해진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전기신호를 받아들이게 되고 그만큼 많은 정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뇌 신경세포의 핵에서는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합산해서 임계치가 넘는 정보를 축삭돌기로 흘려보낸다. 이렇게 흘려보내는 전기신호의 양과 횟수가 많아지면 축삭돌기의 소시지를 굵게 만든다. 또 축삭말단에 한꺼번에 많은 전기신호가 도달하면 새로운 가지가 돋아난다. 오른쪽의 뇌 신경세포는 자극을 많이 받아 축삭돌기의 끝점의 가지가 많이 생성된 것을 보여준다.
뉴런의 수초화가 잘 진행될수록 머리가 좋아진다.
뉴런의 신경 세포체에서 종합된 정보는 전기신호 형태로 축삭돌기 내부를 흐른다. 전달되는 과정에서 전기가 새거나 다른 뉴런의 줄기와 부딪쳐 합선이 일어나지 않아야 신호가 빠르게 온전하게 전달된다. 한 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두꺼운 절연물질로 둘러싸인 것처럼, 뉴런의 정보전달 줄기(축삭돌기)도 두꺼운 지방층인 절연 물질로 둘러싸이는 것이 좋다. 이렇게 축삭돌기가 절연 물질로 싸여 마치 볼록한 소시지 모양을 띠는 것을 미엘린 수초화라고 한다.
수상돌기를 통해 입수된 정보가 핵이 있는 세포체를 출발하여 전기적 신호로 축삭을 따라 말단인 시냅스로 내려온다. 이때 축삭은 중요한 전기신호의 연결 통로가 된다. 축삭의 겉은 미엘린 수초라는 전기 절연물질 막으로 여러 겹 둘러싸여 있다. 미엘린(myelin) 수초는 신경세포를 둘러싸는 백색 지방질 물질로 전선의 플라스틱 피복과 마찬가지로 신경세포를 둘러싸 뉴런으로부터 전달되는 전기신호가 누출되거나 흩어지지 않게 보호한다.
또 뇌에는 많은 신경섬유 다발이 있고, 이들이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전기적으로 서로를 간섭할 수 있다. 전선을 플라스틱이나 고무로 둘러싸 누전이나 합선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 같이 미엘린 수초는 신경섬유를 둘러싸 신경섬유 사이를 절연시켜 정보가 새거나 뒤섞이는 것을 방지한다.
두뇌가 내리는 명령이나 외부로부터 입수된 정보가 다른 뉴런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보가 손실되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이때 축삭을 미엘린으로 둘러싸면 정보의 흐름인 전기적 신호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빠르게 축삭을 통과해서 축삭 말단에 이르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축삭돌기(신경섬유)가 뇌 회로의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가능하면 빨리 전달해야 한다. 축삭돌기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현상을 수초화라고 하는데, 수초화가 잘 진행될수록 정보전달 속도도 빨라진다.
시냅스가 발달할수록 머리가 좋아진다.
시냅스의 뉴런과 뉴런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미세한 틈이 있다. 뉴런의 축삭돌기까지 내려온 전기신호는 이 뉴런의 틈새를 건너지 못한다. 말하자면, 내륙의 도로가 강을 만나 끊어진 상태와 같다. 자동차는 강을 건너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제부터는 차를 배에 실어 날라야 한다. 강나루에 배를 대는 접안 시설이 많고 큰 배를 댈 수 있으면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시냅스가 강화된다는 것은 강나루에 대형 배를 댈 수 있는 큰 장소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이처럼 시냅스는 도시와 도시 사이를 오가는 화물차가 강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보면 된다. 아무리 강폭이 좁아도 일정한 깊이가 있는 강이라면 차로 건널 수 없다. 뉴런과 뉴런의 접점인 시냅스는 끊어졌기 때문에 전기신호가 건널 수 없는 이치와 같다. 관건은 배를 댈 수 있는 장소가 많고, 또 큰 배를 댈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크면 좋다. 그러면 많은 물건을 빠르게 옮길 수 있어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시냅스가 강화될수록 정보의 전달 속도와 양이 많아지는 것이기에 정보 처리 능력이 향상한다. 이것이 머리가 좋다는 뜻이 된다.
활발한 자극은 뉴런과 뉴런이 만나는 접점의 수와 폭이 증가하는 시냅스 강화가 일어난다. 시냅스 증가 전에는 아래 그림의 원안에는 정보를 전달하는 쪽의 축삭말단 하나에 정보를 전달받는 쪽의 수상돌기 하나가 대응한다. 자극이 반복되면 양쪽의 가지들이 하나씩 증가하고 정보를 내보는 통로도 많아진다. 이처럼 두뇌의 적절한 자극은 영양분을 잘 공급받은 나무줄기에서 새 가지가 솟아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뭇가지가 많아지면 잎이 더 풍성하고 과일도 더 많이 달리듯, 시냅스가 강화될수록 전달되는 정보의 양과 질이 좋아진다.
활발한 자극을 받으면 뉴런과 시냅스가 발달한다.
전기적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은 뉴런 구석구석을 자극한다. 자극받은 뉴런의 수상돌기와 축삭 말단에서는 없던 가지가 돋아난다. 머리가 좋아지는 생물학적 조건 두 가지를 충족한다. 뉴런이 튼튼해지고 시냅스가 강화한다. 가지 수가 많아지고 통로가 넓어진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소화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뇌 가소성(plasticity)이라 하고, 머리가 좋아진다는 뜻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두 팔과 두 다리로 일생을 살아간다. 오랜 세월 그렇게 적응되었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다. 만일 팔과 다리의 개수가 더 많으면 어떻게 될까? 신체가 온전히 제 기능을 하면서 팔이 많아지고 다리가 많아지면 운동을 하거나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다리가 아니라 네 다리로 달린다면 속도가 더 빨라진다. 두 팔보다 다섯 개나 여섯 개의 팔로 농구를 한다면 남보다 더 자주 공을 만질 수 있다. 축구를 할 때도 네 다리나 여섯 다리가 되면 속도와 공 놀림에 감히 대적할 자가 없어진다. 운동능력은 팔과 다리의 수에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근원적인 것은 운동 뉴런의 수상돌기와 시냅스의 수가 많은 것이다.
일할 때도 팔과 다리가 지금보다 많다면 작업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바나나 농장에서 두 팔로 일하는 것보다 네 팔로 이용하면 바나나 수확량이 두 배로 증가한다. 물건을 고를 때도 팔이 많아질수록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팔을 사용하는 일들은 팔이 많아지면 자연히 동시에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고, 작업 능률이 지금보다 크게 향상될 것이다.
뉴런과 시냅스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와 항구의 기능을 한다. 도로가 넓고 크면 많으면 한꺼번에 많은 차량이 운행되어 물자나 정보 전달 능력이 높아진다. 도시와 도시 간에 정보나 물자 교류가 적은 경우에는 비포장도로나 1차선 도로만 해도 충분할 것이다. 부두에 배를 한 척 접안할 정도여도 강을 건너는 데 불편함이 업다. 그러나 도시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넓고 포장된 도로가 있어야 하고, 항구에도 큰 배가 접안할 시설이 많으면 좋다.
뇌 신경세포가 자극받지 못하는 상황이 오래되면 뇌 신경세포는 연쇄적으로 죽어 나간다. 복잡한 두뇌의 연결망이 끊어지고 듬성듬성해진다. 중간에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 모양으로 변한다. 구멍 뚫린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처럼 두뇌도 정보를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자연히 기억력은 떨어지고 인지능력도 저하한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치매로 진행될 수도 있다.
우리의 두뇌는 자극을 먹고 자란다. 여기서 말하는 자극이란 무언가를 배우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지적 자극을 말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말초신경을 통해 뇌 신경세포로 자극을 전달한다. 이러한 다양한 자극은 뇌를 건강하게 해 준다. 특히 읽기나 쓰기 같은 지적 활동은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