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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Dec 18. 2022

긴급) 기업식 재무진단 도입.. 부실대학 걸러낸다. 4

기업식 재무 구조식 대학 평가에 대한 이해 

정부의 새로운 대학 지원 평가 방식을 해석한다. 

지금까지 그동안 정부의 대학 지원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살폈다. 이제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앞으로 지금까지의 평가 방식을 철폐하고, 기업식 재무 진단를 통해 부실대학의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재무 진단을 대학에 도입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다음과 같이 예상해 본다.  이하 분석은 필자가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 세부안을 유심히 지켜보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대학 재무 진단의 항목을 재정 운영의 안정성, 재무 구조의 안정성, 대학 자산의 활동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이 분석은 필자가 임의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정부안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힌다. 


첫째 항목은 대학 재정 운영의 안전성이다. 대학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수입과 지출을 따져보고,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재정은 적자를 본다. 적자가 누적되면 도산이 예상되는 한계상황에 내몰린다. 재정 운영의 불안정성 발생해 한계 대학이 될 것이고, 대학의 존립 여부가 불투명하다.      


등록금이라는 합리적으로 추정 가능한 수입을 기초로 지출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신입생과 재학생 충원율이 감소하면 추정 등록금 수입도 크게 감소한다. 이에 반해, 지출은 인건비와 학생 지원 경비 등으로 그 지출을 급격히 줄이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신입생과 재학생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학 재정 운영의 안전성은 매우 낮아질 것이다.     


대학의 수입은 등록금 수입, 전입금 수입, 기부금 수입, 국고보조금 수입, 교육부대수입, 교육 외 수입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크고 중요한 수입은 신입생과 재학생의 등록금 수입니다. 바로 이 부분을 결정하는 것이 교육 수요자인 학생의 대학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학생의 외면을 받는 대학은 이제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외의 수입의 규모는 대학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기부금 수입이나 평생교육원 수강료 등 교육부대수입은 소위 명문대학에 집중되어 있다. 지역이나 지방대학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성인학습자를 학생 자원으로 모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평생교육 수입도 중요하다. 

   

대학의 지출 교직원의 보수, 대학 관리운영비, 연구학생경비, 교육 외 비용, 전출 금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교직원 보수와 연구 학생 경비의 비중이 높다. 그리고 대학 시설 전반에 대한 관리운영비가 차지한다. 


본격적으로 대학 운영의 경제성을 따져봐야 할 때다. 그렇다고 돈이 되는 학과만 운영한다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대학이다. 안타깝지만 명문 대학을 제외하면 불편한 시선보다 생존이 더 절박한 현실이다. 대학은 냉정한 경영 진단과 경제성을 따져보고 대책을 미련할 수밖에 없다. 


둘째, 대학 재무 구조의 안정성이다. 대학은 기업과 달리 부채가 많지 않다. 대부분 대학들은 교육 시설 이외의 특별한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대학 자산을 많이 확보한 큰 대학 외에는 제무 구조의 안정성 여부를 논할 만큼 자산과 부채가 많지 않다. 물론 대학에 안정적인 자산이 많으면 재무 구조가 건강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재무 구조의 안정성 여부도 교육 수요자의 손에 달렸다. 입학생이 줄어들어 대학 운영상의 적자가 발생하면, 대학이 소유한 매각 가능한 자산을 매각하여 자금을 충당해야 한다. 자산이 많은 대학으로서도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대학의 재무 구조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대학의 재무 구조의 안정성 여부도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대학 자산의 활동성을 들 수 있다. 대학이 보유한 자신이 운영 수익 정도와 대학 자산의 안정적 활동 여부를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부분 또한 소위 서울 시내의 명문대학 외에는 특별히 대학 재정 자산의 활동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안타깝지만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대학일수록 재무와 재정 관련 지표의 평가 점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렇게만 따지면 기업처럼 장사를 이해 수익을 내는 조직이 아닌 대학으로서는 난감하다. 대학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므로 기업처럼 재무구조만 따져 평가하기 힘들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이 문제 때문에 정부는 실제 대학 평가 기준을 마련할 때, 대학 교육의 결과물인 교육 지표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질적 지표인 장학금과 교육비 지원 정도, 교직원의 강의 담당 비율, 교육 시설에 대한 투자 정도, 취업률 등을 지표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표들을 반영하더라고 비중이 매우 낮아질 것으로 본다.      


대학에도 적자생존의 논리가 도입된다. 

기업 재무 구조식 대학 평가라는 정부의 발표는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던 대학 평가를 교육 수요자인 학생의 평가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필자는 대학 재무 구조의 내용으로 재정 운영의 안정성, 재무구조의 안정성, 대학 자산의 활동성을 제시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항목은 재정 운영의 안정성이다. 재정 운영의 안정성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등록금 수입이고, 이것은 입학생과 재학생의 등록율에 달렸다. 이제 대학의 운명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경쟁을 통한 양질의 제품을 공급한다는 시장경제의 윈리가 대학에 도입된다. 적자생존의 냉혹한 칼바람이 대학에 불어 닥칠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 평가에 투입된 그 많은 국고 지원금이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 평가를 위한 평가를 그만두겠다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문제는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대학의 앞날도 암담하다.      


대학은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을 통해 학생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의 재무 구조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결국 적정 수준의 학생을 모집하지 않는 대학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학생이 없어 등록금 수입도 충당하지 못하는 판국에 정부 지원금마저 끊기면 대학은 필연적으로 도살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문을 닫고 싶어도 할 수 없었는데, 이제 문을 닫을 수 있는 길까지 터주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대학은 입학생 숫자를 계속 줄일 수도 없다.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대학은 적정 수준 이상의 학생을 모집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 인원을 줄이면서 재정 운영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면, 등록금 외의 수입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또한 규모가 작은 대학으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다. 관건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그 결과로 좋은 회사에 취업한다면 학생들은 당연히 그 대학을 선택할 것이다.      


대학 앞에 놓인 운명은 선택받느냐 못 받느냐의 문제다. 정부가 대학의 재무 구조를 평가해서 대학에 지원하겠다는 의도는 바로 이것이다. 학생들이 오는 대학에 지원을 하겠다는 뜻은 이해한다.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대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물론, 지방대학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서울 소재 대학이라 해서 다 안심할 상황도 아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좋은 교육 실적을 보여야 하는 것은 대학의 기본 책무이기도 하다. 


앞으로 대학은 보고서 작성보다 학생의 선택을 받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학의 기본인 학생이 만족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양질의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학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대학 재정의 경제성 원리를 도입하여 불필요 경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외에도 대학 재무 구조의 안정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추진해야 한다. 이제 대학은 적자생존의 경제 논리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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