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는 '로맨스'가 왜?

by Henry

'로맨스'는 사랑과 낭만이 아니었다.

로마 시절의 고전 라틴어(Classical Latin)

문어체라 배우고 쓰기가 어렵다.

로마의 귀족과 성직자의 언어다.

가진 것이 많고, 배운 사람들의 언어다.


서민들은?

통속적인 라틴어(Vulgar Latin)로 말했다.

로마가 유럽 전역을 지배하던 시절

이 말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

로마의 문화와 전통과 함께.

말은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졌다.

그 지역의 풍습과 문화가 가미됐다.


지금의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말의 뿌리는 로마의 통속 라틴어다.

이들을 모두 '로맨스(Romance)어'라 불렀다.

귀족들이 쓰는 고전 라틴어가 아니고

로마와 속국의 서민들이 쓰는 말이라는 뜻이다.


'로맨스(Romance)' 속의 '로마(Roma)'라는 단어

로마 제국 전성기의 유산이다.

로마를 닮은, 로마 스타일의, 로마적인 것

이런 맥락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유럽은 인종과 나라가 다르다.

통속 라틴어가 각국으로 흩어졌다.

지역마다 다른 언어로 발전했다.

뿌리는 같지만, 발음과 표기법이 달라졌다.

이렇든 저렇든 다 좋다.

귀족들이 볼 때, 고급 라틴어가 아니면 모두 '로맨스어'다.


비유하자면, 조선 시대 양반들은 한자를 썼다.

평민이 쓰는 언어는 언문(諺文)에 불과했다.

그것도 세종대왕이 백성을 불쌍히 여겨 훈민정음을

창제하셨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문자가 없을 뻔했다.


말은 지역마다 조금씩 달랐다.

그 지역의 풍습과 문화가 가미됐다.

지금도 지방마다 사투리가 남았다.

한글이 만들어지면서 서민들의 글자는 통일됐다.

비약은 있지만, 조선 시대의 '로맨스어'라고 할까.

유럽과 달리 우리는 단일 민족이라 다행이다.


서민들의 사랑과 낭만의 로맨스

중세 평민들은 용맹스러운 기사의 무용담을 좋아했다.

기사가 적을 무찌르는 이야기에 열광했다.

여기에 양념으로 등장하는 것이 사랑 이야기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삶의 애환을 달랬다.


고전 라틴어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언어였기 때문이다.

가진 사람들의 되지도 않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서 기사의 용맹과 사랑은 '로맨스어'로 기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로맨스어'하면 사랑과 낭만을 떠올렸다.


서민들의 말로 낭만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노래했다.

사람들은 ‘로맨스어'로 부르는 사랑과 낭만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로맨스어'는 사랑과 낭만이 되었다.


조선의 평민들로 그들의 문자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한글로 지은『홍길동전』과『심청천』은 심금을 울렸다.

중세 유럽과 조선의 없는 사람이 사는 건 비슷했다.

서민들을 울고 웃게 하는 이야기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트루바두르, 위키백과

중세의 시인이자 음악가 트뤼바두르(Troubadour)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계인 피레네 산맥에 살았다.

기사들의 전투와 사랑을 주제로 시를 쓰고, 노래했다.

그것도 '로맨스어'로.


방랑 시인이자 유랑악단인 이들은 여기저기 순회공연을 다녔다.

크라잉넛이 부른 노래 속의 '서커스 매직 유랑단'처럼..

이들은 사랑과 낭만을 유럽 전역으로 전파했다.

서민들은 이들이 들려주는 '로맨스'에 푹 빠져들었다.

유랑극단은 낭만주의 문학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로맨스'는 이처럼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런 '로맨스'가 우리 정치권에서 길을 잃고 방황한다.

정치인들의 입에서 '내로남불'로 오르내린다.

가만히 있는 '로맨스'가 왜?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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