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이 없어 서러운 고수들

by Henry
https://news.zum.com/articles/32348794


그럴듯한 타이틀이 없다면

세상에는 숨은 고수도 많다.

이들은 이름을 알릴 길이 마땅찮다.

애초 불러주는 데가 없기 때문이다.

만나 보면 얼마나 뛰어난지 단박에 안다.

그렇지만 그들은 무명이라 외면받는다.


그렇다면 제도권 실력자들은 어떨까.

그럴듯한 타이틀이 없다면 그들도 꽝이다.

대학도 나았고 실력도 출중하다.

문제는 타이틀이다.

외면받고 면박당하기 일쑤다.

어쩌면 이들이 더 서러울 것이다.


사람들은 허울 좋은 전문가보다 실력자를 선호한다.

학벌보다 능력 중심의 사회가 좋다고 말한다.

타이틀이 아니라 실력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진짜 그렇게 말한다.

문제는 말로만 그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이중적이다.

말로는 학벌로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떠든다.

말로는 타이틀보다 실력을 먼저 본다고 한다.

실제로 그럴까?

안타깝지만 말로만 그렇다.


텔레비전의 시사 토론 프로만 봐도 그렇다.

늘 보던 얼굴로 돌려 막는다.

그들의 이력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전직 국회의원이나 현직 국회의원이 많다.

텔레비전에 나와 시답잖은 말을 늘어놓을 시간에

입법 공부나 제대로 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따져보면 이 말도 틀렸다.

우리는 그렇게 길들었다.

낯선 사람이 나오면 잘 인정하지 않는다.

이름 없는 사람이 논평하면 신뢰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사람을 골고루 출연시켜야 한다고 비판한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이 과연 그 프로를 볼까?


시청률로 먹고사는 방송사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놈의 시청률 때문에 허구한 날 같은 얼굴을 본다.

시사 프로그램이든, 트롯이든, 먹방이든

매일 보는 그 얼굴이 나와야 기본을 깔고 간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렇게 길든 우리가 그렇다.


권위 앞에 엎어지는 현실

미국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그는 ‘권위에 의한 복종" 실험에서

사람이 권위에 얼마나 쉽게 복종하는지 잘 보여준다.


권위자가 실험 참가자에게 비도덕적인 명령을 내렸다.

사람들은 윤리와 도덕을 무시하고,

이성적인 사람조차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

그들은 권위자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권위자라고 하면 엎어지는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권위가 무엇인가?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타이틀과 화려한 이력으로만 판단하는 사회가 문제다.

기를 쓰고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좋은 대학 나오는 것도 축하할 일이다.

능력이 있음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이다.

다만, 그것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자는 뜻이다.

대학 졸업장에 담을 수 없는 개인의 능력도 존중하자.


학벌 못지않게 능력을 보자는 말을 수없이 해왔다.

오히려 학벌주의가 더 심화하고 있다.

대학을 줄 세우고, 그것과 능력을 같이 매김 한다.

대학 졸업장이 사골도 아닌데 그것만 너무 우려먹는 건 아닐까.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타이틀 추종한다는 사실이다.

말로만 실력 우선이라 현실에서는 말짱 도루묵이다.

그럴듯한 타이틀이 있어야 힘을 쓰는 세상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직의 혁신은 꼭 필요하다.

다만, 혁신을 논할 때 내부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구해보면 좋겠다.

내부 식구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토론해 보는 것이다.

그런 파격도 혁신의 한 유형이 될 수 있다.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그때는 화려한 타이틀을 잔뜩 단 사람보다

진짜 실력 있는 전문가를 부르면 좋겠다.

어려울수록 현자의 지혜가 필요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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