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슬기로운 동거 생활】
AI 화가 미드저니(Midjourney)의 소녀
사람들은 예쁘다고 다 용서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오뚝 솟은 콧날, 커다란 눈, 도톰한 입술의 소녀는 관능미와 청순미를 자랑한다. 생성 AI ‘미드저니’가 그린 소녀의 얼굴이다. 미드저니(Midjourney)는 같은 이름의 AI 연구소가 만든 그림 그리는 알고리즘이다. AI 화가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페르메이르 작품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그리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녀를 그렸다.
그림 제목은 ‘빛나는 귀걸이를 한 소녀’다. 진주 귀걸이 대신에 빛나는 전구를 매달았다. 빛나는 전구라? 발상이 재미있다. AI 화가는 원작의 빛나는 진주를 불빛으로 재해석했다. 이걸 창조적이라고 해야 할지 판단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어쨌든 새로운 이미지의 예쁜 소녀가 탄생했다. 예쁘면 다 용서할 수 있을까?
오랜 세월 떠돌던 소녀가 집을 구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Mauritshuis)이다. 이곳은 반 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미술관과 함께 네덜란드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힌다. 그동안 이리저리 떠도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소녀는 그곳에 안착했다. 미술관은 이곳 작품을 정기적으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대여한다. 그 시기가 되면 미술관의 벽면은 허전해진다.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은 빈자리를 채울 모작을 공모한다. 예상대로 많은 모방 작품이 응시했다. 그중에는 AI가 그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모작도 있다. 이 작품에 평가자들의 눈이 쏠렸다. 평가자들은 AI가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을 진작 알았다. 그들은 작품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했다. 이 그림이 선정되자 네덜란드 미술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니, 기계가 그린 그림을 전시하다니 말도 안 된다."
"유서 깊은 미술관에 AI의 그림이 웬 말인가?"
미술 애호가들은 AI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모작한 것에 분개했다. 네덜란드 예술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반응이다. 그걸 감히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전시하다니? 도대체 정신이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예술을 모독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반면에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어차피 모작인데 사람이 그리든, 기계가 그리든 무슨 상관이냐.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지.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니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와, 놀랍다. 기계가 이런 그림을 그리다니!!”
“인공지능이 예술가의 도구로 진화하는 창조과정이다!!”
AI가 그린 그림을 둘러싼 평가가 사뭇 다르다.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난무한다. 그래도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계가 그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AI가 그린 그림을 유서 깊은 미술관에 떡하니 걸렸다. 드디어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세계가 열린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두 번에 끝내려고 했다. 마음을 고쳐먹고 한 번 더 올리기로 했다. 다음에는 세 명의 소녀를 한 자리에 모은다. 그리고 소녀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을 것이다. 그러면 진짜 예쁘기만 하면 다 용서하는 건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