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을 만들기 위해
하루 몇 시간 땀을 흘리는 사람이
영혼의 근육을 만드는 데는
왜 그리 인색할까?
근력 운동은 중요해.
운동으로 잘 다듬어진 몸을 보면 아름다워. 그건 남자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야. 그렇다고 스테로이드를 써서 몸을 거대하게 불린 사람은 징그러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떠올려 봐. 근육으로 뭉쳐진 그런 몸은 아니지만, 군살이 없는 탄탄한 몸이야.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그런 남자들의 몸을 아름답다고 이상적이라고 칭송했어.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조금씩 줄어들어. 근육이 사라지는 속도가 근육의 성장 속도보다 빨라진다는 것을 뜻해. 보통 30대 중반부터 근육량이 감소하기 시작하지. 50대가 되면 매년 약 1~3% 정도 근육이 빠진다고 해. 60대가 되면 이 비율이 더 커져. 이때 근력 운동을 통해 관리하지 않으면 근육은 줄고, 나잇살만 늘어나지.
나이가 들면 몸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 근육의 성장과 관련된 호르몬이 줄고, 단백질 합성 능력도 떨어져. 아무래도 바깥 활동이 젊을 때보다 감소하면 몸 쓸 일도 줄어들지. 그래서 근육의 크기와 강도가 감소해. 몸이 쇠약해지면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근육량이 줄어들면 확연하게 나이 든 티가 팍팍 나. 팔이나 다리는 얇아지는 바람에 몸이 쪼그라들어. 뒤통수와 어깨, 그리고 등을 지탱하는 근육이 줄면 허리가 앞으로 구부려지는 일이 벌어져. 게다가 피부 근육이 사라지니 몸이 쭈글쭈글해지지. 얼굴에 주름이 깊어지고 나이가 확 들어 보여.
50대 이후가 되면 근육 운동을 시작해야 해. 물론 더 일찍 시작할수록 근육을 유지하기에 좋지. 그렇다고 근육을 거창하게 부풀릴 필요는 없어. 그렇게 하려면 운동량이 엄청나야 하고, 최소 몇 시간을 무산소 운동에 매달려야 할 거야. 일반인들은 그렇게까지 할 건 없고, 자기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정도면 될 거야.
하기야 요즘 사람들은 끔찍이 자기 몸을 챙기지. 나도 일주일에 사흘을 동네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체육관에 가서 운동해. 그래봤자 운동 시간은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합해 40분 남짓이야. 그래도 그게 어디냐고 스스로 위안하지. 동네 피트니스 센터라 가격이 무척 저렴해. 학교에서 걸어서 5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어. 비용보다는 가까이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야.
나야 일주일에 평균 3일 가지만 일이 있거나 연휴가 끼이면 못 갈 때도 많아. 집에서는 한참 먼 거리라 갈 수가 없어. 그런데 가만히 보면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아. 그분들 중에는 할머니들이 많아. 아무리 못 잡아도 일흔을 넘은 할머니들이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참 보기가 좋아.
정신 근력 운동은 더 중요해.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겼어. 육체를 단련하기 위한 곳이 피트니스 센터라면, 정신을 단련하기 위한 시설은 없을까? 바로 우리 곁에 있어. 도서관이 영혼의 피트니스 센터잖아. 뭐 꼭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래도 두뇌를 단련하고 뉴런과 시냅스의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곳이면 다 영혼의 피트니스 센터인 셈이지.
몸을 관리하는 열정만큼이나 정신 근육을 단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해. 우리 두뇌는 한 번 형성되면 오랜 시간 변함없는 존재가 아니야. 우리 영혼의 물리적 실체인 뉴런(neuron)과 시냅스(synapse)는 매 순간 살아 움직이고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는 생명체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운동을 게을리하면 정신 근육은 금방 소실돼. 특히 나이가 들면 육체 근육의 손실 속도보다 영혼 근육의 손실 속도가 훨씬 빨라져.
뉴런과 시냅스 근력은 관리하지 않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손실되는 게 더 큰 문제야. 나이에 관계없이 치매에 걸려 기억을 몽땅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몰라.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두뇌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잘 안 해. 아니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럴 거야.
사람들은 노화가 불러오는 신체 변화에 무척 예민하게 반응해. 누구나 집에 한두 가지 운동 기구가 없는 집이 없을 거야. 주말이면 등산하거나 피트니스 센터에 열심히 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지. 심지어 피부과에서 보톡스를 맞거나 성형이 일상적인 사람도 많아. 이렇게 몸 관리에는 열심이면서 정작 두뇌 관리는 왜 소홀히 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 하루라도 빨리 영혼 근육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아.
내 후배의 치매 이야기를 하고 있어. 장기간의 스트레스가 후배의 해마와 전두엽을 공격했을 거야. 말하자면, 두뇌의 근육을 약화한 거야. 그 결과 베타아밀로이드가 만들어져 뉴런과 시냅스를 공격한 걸로 보여. 이건 순전히 내 추측이야. 아직 베타아밀로이드가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잘 몰라. 그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는지 경로를 정확하게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겠지.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치매는 전두엽의 뇌세포와 시냅스의 소멸로 발생한다는 거야. 원인과 경로가 어찌 되었든 전두엽과 해마를 연결하는 뇌신경 회로가 끊어졌어. 전두엽의 신경망에 구멍이 뚫렸으니 그곳으로 정보가 흐르지 않는 거야.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치매에 걸린 사람이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게 그 때문이야.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가 바보처럼 보이는 거야.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졌어. 몸은 건강한데 정신이 혼미하다면 곤란하지. 물론 그 반대가 되어도 좋지 않아. 그러니 둘 다 근력을 잘 관리해야 해. 몸 근육을 단련하는 정성의 일부라도 정신 근육 단련에 쏟았으면 해. 젊든 아니면 나이가 들었든 상관없이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정신 근력이 강해야 해. 몸짱이 다가 아니야. 마음 짱이 되어야 해. 나이가 들수록 영혼의 근력 운동은 더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