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경제학 20】
사라진 「모나리자」
「모나리자」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에게 그려준 그림이라고 해.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상징하는 그림이자, 프랑스 예술의 자존심이지. 이탈리아 화가가 그린 그림이 프랑스의 대표 그림이라 하니 조금 아이러니한 이야기야.
지금부터「모나리자」의 도난 사건을 들려줄게.「모나리자」가 2년이나 넘게 도둑의 손에 있었던 적이 있어. 지금이야 상상을 못 하지만 사실이야. 그녀가 박물관에 있을 때는 몰랐지만, 도둑을 맞고 나자 사람들은 크게 슬퍼했어.「모나리자」는 도난당하고 나서 더 유명해졌어.
1911년 8월 22일(화), 프랑스 화가 루이 베루드가 <모나리자> 그림이 있던 빈자리를 당황했어. 한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모나리자」를 그리려고 루브르 미술관에 왔어. 그런데 정작 그림이 온데간데없는 게 아닌가. 그는 너무 황당해서 경비에게 왜 그림이 없느냐고 물었어. 관장이 사진 찍으러 가져갔을 거라고 경비가 대답했어.
이것이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시작이야. 그 당시 루브르 박물관장은 사진기에 빠져 있었어. 그는 종종 루브르의 그림을 사진 찍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원래 자리에 걸어놓곤 했어. 지금에야 상상도 못 할 일이 당시만 해도 버젓이 행해진 거지. 그러다가 「모나리자」를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루브르가 발칵 뒤집혔어.
프랑스의 모든 언론은 호떡집에 불난 듯 난리가 났어. 언론은 루브르의 관리 소홀을 맹렬히 비난했어. 신문사들은 매일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 정부를 질타했어. 언론은 잃어버린 「모나리자」 이야기로 수익을 올리기 끝내주는 소재였어. 사람들은 「모나리자」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할 정도로 파리 시내가 들끓었지.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도난당한「모나리자」가 루브르로 돌아왔어. 간 큰 도둑이 10만 달러에 「모나리자」를 팔려다가 꼬리를 잡혔어. 그림이 너무 유명해지는 바람에 팔 수 있는 길이 막힌 거야. 2년 동안 그림을 들고 있다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팔려다가 범인이 체포된 거야.
「모나리자」는 루브르의 제자리에 걸렸어. 사람들은 그녀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잊지 못해 애태운 연인이 다시 돌아온 거야. 매년 세계 각국에서 1억 명 가까운 사람이 그녀를 보기 위해 루브르를 찾지. 그들이 하도 「모나리자」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 통에 박물관 직원들도 꾀를 냈지. 군데군데 「모나리자」로 가는 안내판을 준비할 정도로 사람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어.
헤어지는 아픔이 사랑의 기쁨보다 더 크다.
내 곁에 있던 것을 잃어버린 아픔은 늘 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을 거야. 사람이 뭔가를 간직할 애정이 묻어나는 보유 효과란 게 있어. 손때 묻은 물건을 쉽게 버리거나 팔지 못하는 이유는 추억이 서렸기 때문이야. 알게 모르게 보유 효과는 사람의 합리적 경제적 행위를 방해하지. 인간의 합리성이 심리적 요인에 휘둘리는 대표적인 예라고 보면 돼.
사랑도 예외가 아니야. 사랑은 한 사람을 소유했다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따를까? 그렇지만 오래된 연인 사이에도 심리적으로 보유 효과와 유사한 느낌이 있어. 한때 나를 사랑했던 연인이 남의 사람이 될 때 상실감을 느끼지. 어차피 나와는 인연이 아닌 줄 알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려오는 건 어쩔 수 없잖아.
왜 그럴까? 사랑은 설렘으로 시작해 익숙함으로 완성돼. 익숙함은 편안함이 되지. 설렘에서 편안함까지 걸리는 시간은 겨우 2~3년이야. 이 정도 시간이 흐르면 처음 그 느낌 그대로의 감정은 사라져. 그렇다면 불멸의 사랑이 없다는 걸까? 선뜻 받아들이기 싫지만, 사실이라고 해. 뭐 예외적인 법칙이 없다고 했으니 평생 죽고 못 사는 사랑이 있긴 할 거야.
내가 싫어 떠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떠나면 가슴이 찢어져. 나는 여전히 그 사람이 좋은데, 그 사람이 떠난다고 해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슬픔이 밀려와. 예상하지 못한 이별의 아픔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 사랑할 때 얻는 사람의 기쁨보다 결별이 주는 이별의 아픔은 상상하기 싫은 정도로 가혹해.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을 표현하면 이런 그래프가 될 거야. 정상적인 사람은 이별의 지속 기간이 길어지면 아픔도 줄어들어. 하지만, 그걸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아픔이 줄어들지 않아. 사랑에 중독된 사람은 더더욱 이별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몸부림치는 일이 많아.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까? 떠나는 연인을 보내주지 않으려는 사람의 잔혹한 범죄가 자주 일어나잖아.
사랑의 기쁨보다 이별의 아픔이 더 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 그리고 참고 견디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거야. 처음의 설렘을 오래 간직하도록 최선을 다하면 좋아. 사랑의 기술을 갈고 익혀 사랑의 기쁨을 더 크게 만들면 돼. 더는 이별의 아픔을 맞지 않도록 노력해야 해. 사랑은 기술이라 했어. 사랑의 기술을 혁신하면 사랑의 수명을 충분히 늘릴 수 있어.
사랑이 다가왔을 때 너무 서두르지 마. 조금씩 사랑하면 오래 사랑할 수 있을 거야. 급하게 타오른 불길이 먼저 사그라든다는 말이 있어. 조금만 주고, 조금만 받아. 그리하여 오랫동안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모나리자」는 도난당했어도 루브르로 돌아왔어. 하지만, 누군가 그대의 사랑을 훔쳤다면 돌려주지 않을 거야. 한 번 떠난 사랑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어. 명심해! 사랑의 기쁨보다 이별의 아픔이 더 크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