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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세기소녀 Jul 20. 2018

엄마의 잔소리

   나에게는 진씨 집안의 경제를 튼튼하게 다져 놓으신 엄마가 계시다.


  엄마와 나의 공통점이라면, 엄마도 나를, 나도 내 딸을 39세에 낳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엄마와 나는 다른 점이 더 많다. 엄마는 부지런하고 나는 게으르다. 또한 엄마는 절약이 몸이 배었고 나는 외식이 몸에 배었다.
  
  그래서 나만 보면 잔소리를 한다. “ 저금은 많이 하니? 왜 이렇게 많이 쓰니? 그렇게 외식해서 돈은 언제 모을래? 그 나이에 자기 집 하나 없는 게 말이 되는 소리니? 돈을 펑펑 쓰니 그렇지” 등등....


  그러면서 엄마는 어려웠지만 잘 이겨낸 과거의 업적을 꺼내신다.

  “ 엄마가 어릴 때는 돈이 없었어.. 기술도 없었지.. 근데 부산에 봉제공장에 들어가기 위해  재봉질을  많이 해봤다고 거짓말해서 들어갔어. 운이 좋았지.. 들어가도 처음에 얼마나 힘들었겠니..  다행히 거기 반장이 내가 아는 언니여서 그 언니에게 열심히 배웠어. 그 회사에서 모은 돈으로 아끼고 아껴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거야”

  “ 결국 엄마는 그 당시에 빽 으로 들어간 거 네~”

  “ 이 년이... 그것보다 그만큼 내가 절실했다는 거야..  절실하면 못할 게 없어”


   나도 안다. 엄마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를... 우리 집 방이 네 개였는데 초등학교때 오빠 둘은 작은방 하나에,  나와 언니는 부모님과 방에서 생활을 했었다.  돈을 아껴보려 방 두 개를 다른 가족에게 빌려준 것이다.


  절약이 몸이 밴 엄마는 80대 중반에 나이에도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번다. 이런 엄마이기에 계획도 없이 퇴사를 결정 한 내가 못마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너 무슨 돈으로 애 키울래? 모은 돈도 없으면서! 쉴 때 다 쉬고 월급 따박따박 주는 좋은 회사를 그만둬~ 너 미쳤니? 남들은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회사~ 왜 때려치워?”

  모든 고생을 다 겪은 엄마에게 나의 퇴사 이유는 모두 핑계일뿐 자식 중 제일 못난 딸이 되버렸다.


   
  내가 다시 직업을 구하면 엄마의 잔소리가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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