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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좋은그녀 Jun 21. 2023

햇빛 눈이 부신날에 감기 걸려봤니

비 오는 날보다 더 심해 (feat. R.ef 이별공식)

지난 금요일 서울 국제 도서전에 다녀올 때부터 아이가 목이 아프다 했어요. 반에 감기 걸린 친구들이 많다고 들었기에 그저 옮았나 보다 생각했을 뿐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사실 '아니 이렇게 더운데 무슨 감기야' 하고 코웃음 쳤죠. 학교에서도 요즘 감기와 독감이 유행이니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몇 차례 왔지만 싹 다 무시했는데 그 대가를 치르는 중입니다. 


아프면 집에서 쉬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가진 엄마라 병원이나 약을 매우 멀리하고 있어요. 학교를 하루 이틀 더 빠질지언정 몸의 자가 치유 능력을 믿는달까요. 

아직 성장기 아이니까 더 자고 더 먹고 더 쉬면 감기 정도는 이겨낸다는 믿음으로 여태 아이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병원부터 갔어요. 

아이가 학교를 너무 가고 싶어 했거든요. (생존 수영 수업 애정하는 아이입니다.) 미열이긴 했지만 해열제로 열이 잡히지도 않았고요. 의사 선생님은 단순 감기라고 요즘 감기환자 많다고 하셨어요. 그게 시작이었나 봅니다. 


월요일 아침 등교를 위해 아이를 깨우는데 몸이 뜨끈합니다. 하아,,,, 일단 등교는 못하겠구나. 선생님께 알리고 더 쉬게 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쉬었음에도 열은 내리지 않고 기침은 점점 심해집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무슨 감기가 이래.' 

십 년 차 엄마라면 아이 감기쯤은 척척 해결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머릿속은 하얗고 뭘 해줘야 되는지 알던 것도 잊어버렸어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화요일은 등교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열이 더 올라 혹시 감기가 아닌 건가 다른 병원을 가봐야지 싶어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같은 대답을 듣습니다. 독감검사 해볼까요 했지만 증상 보면 알 수 있는데 얘는 그냥 감기라고 심지어 심하지 않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얼마나 아파야 심한 건가요. 5일째 열은 안 내려가고 기침을 하다 하다 못볼꼴을 보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안심하다고요. 여기가 무슨 대학병원 응급실인가요.'

라고는 못하고 약만 한 바가지 받아서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아플 만큼 아팠던 건지 열이 싹 내렸네요. 기침과 콧물이 남아 학교는 하루 더 쉬게 했습니다. (제가 짝꿍이면 기겁할 거 같거든요.)

마스크를 벗은 대가가이리도 큰가요 아니면 저희 아이가 약한 건가요. 

아이들 아프고 나면 엄마가 아프다고 하는데 이번에 절감했네요. 

신경을 너무 쓰니 안 아팠던 사람도 아프겠구나 싶네요.  


다음 달이면 방학인데 미리 방학체험 했습니다. 이번 아픔으로 인해 새로운 학원을 등록하기로 했어요. 

{책육아는 뭔 책육아냐 학원이 최고시다.} 당분간 저희 집 가훈으로 쓰려고요. 

작가님들 독자님들 과하다 싶을 정도로 건강에 신경 쓰세요. 더운 여름 아프지는 말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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