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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낭만 Jun 23. 2020

금쪽같은 내 시간

퇴사하고 알게 된 진실

하루 중 나에게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이 시간이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별로 먹고 싶진 않았지만 뭔가 보상심리로 남의 간식을 건드려 본다

남편이 먹으려고 사온 빵빠레 아이스크림. 날름 먹고 반 남긴뒤 냉동실에 다시 넣어놨다

남편이 퇴근 후 보게 되면 자신을 위해 남긴것이라 착각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내일의 이 소중한 시간에 대비해 아껴놓은 나의 보상이다


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스릴이 느껴진다

아이가 깨는 시간에 따라 이 소중한 시간이 1분이 될지 1시간이 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뭐 나름 재미있고 오히려 집중이 잘된다


퇴사하고 두 번째 글쓰기

나를 찾아가는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니 뭔가 두루뭉술하게 생각했을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다들 그래서 글쓰기를 하나보다. 언젠가 되돌아보면 이 글쓰기들을 보며 웃고 있을 날이 돌아오겠지


퇴사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중 하나는 ‘시간 개념’이다

그동안은 매일매일이 버티기였다

어금니 꽉 깨물어 가며 6시가 되기만을 기다려 왔던 나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았던 걸까?

물론 버티기를 잘하면 보상은 크다

10년 정도 버티기를 했더니 매달 25일이 되면 꽤 그럴싸 한 돈이 나에게 들어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주 다르다

막상 퇴사를 하면 매달 버는 돈을 못 받는 거에 좌절을 할 것만 같았고 내 세상이 다 무너져 가는 것만 같았는데

아이와 함께여서 그런지 남편이 돈을 벌고 있어서 그런지 뭐 둘다겠지만 매우? 생각보다 괜찮다


1분 1초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다

21개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계획대로 잘 이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낮잠을 자고 난 뒤 하려고 짜둔 프로그램들을 먼저 발견했을 때나, 낮잠을 자지 않겠다며 버티기를 하는 오늘 같은 날은 오후에 계획했던 프로그램을 미리 사용해야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이가 깨어나면 뭘 해야 하나? 갑자기 고민이 된다


바람이 분다

오늘은 햇감자를 삶아서 먹어볼까?

급하게 마무리한다 왜냐? 이 금쪽같은 시간에 나는 할 일이 많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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