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전력의 유연성
지난 글에서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종류에 대해 설명드렸고,
오늘은 재생에너지의 특성인 간헐성과
이로 인해 중요도가 높아진 전력의 유연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자연의 순리 안에서 얻어지는 에너지입니다.
인류가 손댈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에너지라는 이야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전기를 생산할 때
철저한 계획 하에 생산량을 결정하고, 생산자도 선정해 놓습니다.
전력거래소라는 곳에서
하루 전에 전력이 100 만큼 필요하다..라고 결정하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발전기의 소유자들이 손을 듭니다.
저는 10만큼 생산할 수 있어요! 저는 15요! 저는 20이요!....
이렇게 소유자들을 싼 가격을 부른 순서대로 쭈욱~ 나래미를 세웁니다.
그리고, 선정된 소유자는 당일에 전기를 생산하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전체 전력망에 알맞은 전기가 흐르게 해서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알맞은 가격에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여기에 불확실성을 던집니다.
5MW 규모의 풍력 발전기기가 전기를 생산하기로 되어 있는데,
하필 바람이 잘 안 불어서 2MW 밖에 생산이 안되기도 하고
바람이 안분 다했는데, 갑자기 너무 불어
그 지역 전력망이 감당할 수 있는 전기보다 많은 양을 생산하기도 하죠.
이런 재생에너지의 특성을 간헐성이라고 합니다.
간헐적이다..라는 말 가끔 쓰지 죠?
일정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생산되다 생산되지 않다.. 한다 뭐 이런 뜻인 거죠.
작년에만 181회 출력제한… 제주 분산에너지.. : 네이버블로그
풍력발전기가 많이 깔려있는 제주도는 출력 제한이 자주 발생했죠.
출력 제한이란 건,
발전기가 생산하는 전기가 너무 많을 것이 예상되어
전력망에 연결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가
전력망에 흘러가는 것을 일부러 막은 거죠.
즉, 생산된 전기를 팔지 못하고 버려야 합니다.
그럼 풍력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해야 돈을 버는 사업자는?
못 벌죠 돈.....
국가가 이곳에 발전기 세워서 전기 팔아보는 게 어때?라고 해놓고
막상 생산하려고 하니까, 생산하지 마 지금 전기가 너무 많아..라고 하는 겁니다.
사업자는 몇 백억 원을 들여서 비싼 풍력 발전기 세워놨는데,
돈을 못 번다고 하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거죠.
지난번에 제가 Duck Curve라는 그래프를 한 번 보여드렸죠?
전력 수요의 모습이 마치 오리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덕 커브(Duck Curve)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Net Load는
전체 시스템 부하량에서 태양광과 풍력발전량을 뺀 것을 의미합니다.
즉, 태양광과 풍력을 뺀 나머지 발전기들이 만들어 내야 하는 전력량입니다.
보시면 해가 뜰 때쯤.. 전력 수요의 그래프가 훅~ 밑으로 떨어지고
해가 진 밤 시간에는 전력 수요의 그래프가 훅~ 위로 올라갑니다.
즉,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태양광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전기가 많아서
다른 발전기들이 만들어야 할 전기량이 적다는 것이고
해가 진 이후부터는 태양광발전소에서 전기를 못 만들어내니
다른 발전기들이 아주 많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저 그래프대로 전기를 만들면 되지 그게 무슨 문제야?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자, 앞서서 설명드렸듯이.. 우리나라는 전기를 하루 전에 입찰로 선정한다고 했죠?
그럼 하루 전에 선정되어야 하는 전기량을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태양이 얼마나 뜰지.. 구름이 얼마나 가릴지.. 계산을 한들..
그것이 얼마나 정확할 수 있을까요?
또 하나, 입찰에 참여하는 발전기들이
시간단위로 만들어내는 전기량을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는 한번 가동이 되면,
500MW 혹은 1,000MW 등 발전소의 크기와 기기에 맞는 전기량이
쭈욱~ 일정하게 생산하하는 것으로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나마 LNG를 사용하는 발전소는 출력량 조절이 가능하나
이런 발전기들은 출력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 효율도 낮아지고,
고장 가능성은 높아져서 안 좋아요.
(원체 이런 용도로 기계가 설계, 제작되지 않았으니까요..)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트집을 전력의 유연성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유연하게~ 전기 생산량을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느냐.. 를 보는 지표이죠.
원자력발전, 화력발전 등은 이런 전력의 유연성을 가지지 않는 발전원인거지요.
이렇게 유연하게 전기 생산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발전원으로로
양수(댐) 발전소가 있습니다. 엥? 댐이요? 우리가 아는 그 댐?!
네, 맞습니다.
물을 아래로 흘려보낼 수 있게 댐 문을 여는 순간! 바로!
물이 터빈을 돌려 전기가 생산될 수 있지요.
반대로, 전기가 많을 때는 밑에 있는 물을 펌프로 퍼 올려 위로 끌어올려서
필요한 한순간 물을 다시 흘려 내보낼 수 있게 준비도 할 수 있지요.
대학생 때 한 번쯤 가본 가평의 청평댐!
그곳이 국내의 7개 양수발전소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곳 이랍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될수록,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 가져올 Duck Curve에서
오목~한 모양은 더 오목~ 해질 것이고
따라서, 유연한 전력원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재생에너지를 무턱대고 늘리다간...
그냥 정전을 맞이할 수 있는 이유,
그래서 재생에너지를 당장 100% 쓰자고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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