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수소에 대해 찾아보다 보면 여러 색깔(?)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수소의 탄생 히스토리에 따라서 구분하고자 함인데요,
원유의 정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부생수소(Byproduct hydrogen)와
천연가스로 부터 만들어내는 수소는
그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조금은.. 뭐랄까.. 깨끗하지만은 느낌일까요?
회색을 붙여 Grey, 그레이수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약 1kg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 10kg을 배출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이 택하고 있는 방식입니다만
친환경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레이수소와 비슷하게
석탄을 높은 온도에서 높은 압력으로 꾹 눌러 가스로 만드는 수소가 있습니다.
석탄을 바로 가스로 만들고, 여기서 수소를 뽑다 보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있어서 자유롭지가 않아서
색깔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Brown, 브라운수소라고 부릅니다.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를 다시 채집해서 결국에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은 것과
동일한 효과를 만든 수소는 Blue, 블루수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채집하는 걸 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라고 하는데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 기술을 개발시키려고 노력 중이죠.
이 때 기체상태로 이산화탄소를 빼면 블루수소지만
고체상태로 이산화탄소를 빼내면 Turquoise, 청록수소라고 부릅니다.
기체 상태로 날아가는 이산화탄소를 잡아낸다는 생각은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상상이겠습니다만
고체 상태로 이산화탄소를 잡는다는 건 조금 낯선 방법일 것 같습니다.
이 기술이 그리 쉬운 기술은 아니거든요.
메탄열분해 라는 방법, 즉 천연가스를 아주 높은 온도인
900도 수준의 고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기술에 관심이 많은 건,
이렇게 이산화탄소가 고체로 나오면
타이어나 기계용 부품을 만드는 재료로 팔아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자력으로 생산되는 수소는 3가지 색깔이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로 분해하면 Pink, 핑크수소가 되고,
원자력 발전에서 발생한 열로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만들면 Red, 레드수소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원자력의 열과 전기를 동시에 사용해서 만들면 Purple, 퍼플수소 입니다.
원자력이 정말 친환경이냐라는 논란이 우리 나라도 있었고,
해외도 마찬가지로 고민하고 있습니다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탄소중립적이지 않느냐는 주장에 많은 힘이 실리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마지막, 인류가 추구하는 깨끗한 수소에 Green 을 붙여 일명 그린수소라고 부릅니다.
청정수소라고도 하는 그린수소는 신재생에너지의 남는 전력,
즉 잉여전력을 이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수소입니다.
[이슈] “원자력으로 생산된 수소도 ‘그린수소’인가… 고조되는 EU 내 갈등” - 에너지데일리
그런데 이 기사를 읽어보면
'그린수소'의 기준으로 EU에서는 3가지를 제시했다는 어려운 말이 나오네요.
추가성
시간적 연관성
공간적 연관성
하나씩 설명해 보면..
우선, 추가성은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 생산하는 거지,
추가적으로 생산한다는 게 무슨 말이야? 하실 건데요..
이건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특징,
생산량을 인류가 조절하지 못한다는 데서 생겨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적인 형태,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생각해 보면
해가 뜨기로 한 날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서 발전이 안되기도 하고,
바람이 안 분다고 해서 전력이 생산되지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바람이 불어버리기도 하죠.
그렇다고 우리가.. 구름을 치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발전량을 예측을 할 수는 있으나 다 맞출 수도 없을뿐더러
어쩌다 초과 생산되는 발전량이 생기면 처치 곤란이기도 합니다.
전력은 모자라도 정전이 일어나지만
넘쳐흘러도 정전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여, 제주도는 넘쳐나는 풍력에너지로 인해
몇 차례 풍력발전기를 강제로 멈춰버리는 사태도 일어났죠.
“제주 재생 E 출력제어 계속 확대…ESS 외 다양한 방안 마련해야” < 전력 < 에너지 Biz < 기사본문 - 전기신문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시설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확대될 텐데,
그럼 해도 쨍쨍 뜨고, 바람도 부는 날에는 전기가 넘쳐 날 텐데,
남아서 넘치는 전기를 어떻게 하지?
라는 고민에 대한 답이 '수소'인 것입니다.
전기를 수소로 변환해서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 필요한 장소에서
수소를 다시 전기로 바꿔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넘치는.. 그러니까 추가적으로.. 남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가
진짜 깨끗한 수소다!라는 의미에서 추가성이 1번으로 등장합니다.
2번 시간적 연관성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같은 시간에 생산된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으로 사용해야지,
저장되어 있는 다른 전기를 활용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장되어 있는 전기는.. 그냥 전기로 쓰는 게 더 낫습니다.
굳이 수소로 변환해야 할 필요가 없지요.
전기로 저장되어 있는 걸 그냥 전기로 쓰면 되는데,
전기를 수소로 변환하느라 돈 들고.. 변환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수소를 다시 전기로 만들 때 도 돈 들고, 변환과정에서 또 손실이 발생하고..
3번의 공간적 연관성을 보면..
전해조시설이 신재생에너지와 동일한 전력망 내에 있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신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한 전력을 그 자리에서 수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다른 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끌어와서 만들지 말고,
남는(추가적인) 신재생에너지로만 만들어라 라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해조시설은,
전기를 수소로 만드는 시스템인데요
현재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방법은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입니다.
그럼 '그린수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거지?
그냥 다 '그린수소' 해주면 안 되나?라고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린수소'에 해당이 된다 안된다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거기에 '돈'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수소로 인정받으면 세금감면이 된다거나
혹은 관세가 더 안 붙는다..라는 혜택을 줄 예정이거든요.
반대로 그린수소가 아니면,
환경을 오염시켰으니 그만큼 불이익을 줄 것이 뻔하기에
기업들과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키우려는
각국의 정부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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