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발걸음이 무겁다.
38살의 나는 다시 신입사원이 되었다.
명함을 손에 쥐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출발선에 서 있었다.
경력이 멈춘 건 아니었다.
육아, 돌봄, 다시 살아내는 일상.
쉬는 동안에도 나는 나름 치열했다.
아이를 재우고 책상에 앉았다가,
다시 침대로 끌려가고,
그렇게 하루치 꿈을 매일 밀어두었다.
‘이 공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 다시 사회에 설 수 있을까.’
마음속 질문은 늘 정리되지 않은 채 머물렀다.
시험을 쳐보기도 했고,
세상의 다른 길들을 조심스럽게 살펴보기도 했다.
겉으로는 멈춰 있었지만,
사실 나는 꽤 오래 나를 준비해오고 있었다.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안다.
그 시간들이 쌓여서 지금 이 자리에 왔다는 걸.
지금은 비록 출발선처럼 보이더라도,
이건 분명 내 걸음의 연장선이다.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시간을 정직하게 살아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