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르바이트생을 정리했다. 매출이 높지 못한 것이 주 이유였으며, 부가적 이유는 아르바이트생의 큰 실수로 인해 어머니가 아르바이트생에게만 일을 맡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계약은 8월 말까지였기에 참으로 어렵게 말을 꺼내어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했는데, 다행히 이틀 만에 새로운 아르바이트 자리를 쉽게 찾아서 큰 무리없이 정리할 수 있었다. 자영업자가 되어보니,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카페를 시작하기 전에는 잘 올랐다고, 만원까지는 올라야 한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하기만 했겠지만, 알바를 써야하는 소상공인이 되어보니 그 소식을 듣자마자 앞으로 알바를 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다른 소상공인들의 절규가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특히 업종에 따라 차등해서 정하자는 주유소협회 분들의 말씀에 매우 공감되기도 했다. 그동안 알바를 쓰면서 일에 비해서 참으로 많은 비용이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테이크아웃 커피점이기 때문에 청소할 매장이라 할 것도 없고, 청소할 테이블도 달랑 하나, 화장실 청소할 것도 없고, 응대할 손님도 많지 않은 상황이기에 다른 매장과 비교해볼 때, 사실 시간당 6500원이 좀 과하게 여겨졌다. 일의 강도와 사업체의 크기를 고려해서 기준을 세우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실제 가게를 해보니 차등 지급의 필요성이 강하게 느껴졌다. 임금이 오를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개개 업소의 상황 또한 고려되어야할 사항이라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 게시판에서 어떤 분들은 최저임금 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으면 가게 문을 닫아야한다고 말하시는 것을 보았다. 남의 일일 때는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이니까. 하지만, 장사를 시작해보니 그렇게 쉽게 거둘 수 없는 것이 장사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투자비를 해서 가게를 내었고, 가게 외에 다른 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임금의 상승은 고정적 원가가 상승하는 것이라 힘겹다고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다.
장사를 하기 전에는 최저임금을 당연히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기본으로 만원까지는 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행되려면 더 많은 준비와 관련된 여러 사람들의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고려한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역학관계에 대한 고려없는 정책의 부작용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서 있는 위치가 바뀌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에 내가 이 자리에 서기 전에는 원론적 입장에서만 이야기했겠지만, 이 자리에 서 보니 원론적 이야기가 얼마나 허망한지, 그리고 현실은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 알게되었다. 학문의 세계와는 다른 현실의 세계..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