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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럽보다 달콤 Apr 07. 2024

듄, 타고난 리더십, 길러진 리더십

듄2 감상기




He who contols the spice controls the universe.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우주를 지배한다.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 아트레이데스 (티모시 샬라메)는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자 전 우주를 구원할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계시처럼 매일 꿈에서 아라키스 행성에 있는 한 여인을 만난다. 모래언덕을 뜻하는 '듄'이라 불리는 아라키스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로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다. 

황제의 명령으로 폴과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죽음이 기다리는 아라키스로 향한다.


이 영화의 원작은 미국 작가 프랭크 허버트가 1965년에 발표한 6권짜리 원작 소설 중 1권의 중반까지를 다룬다. 그는 “인간 사회에 내재한 메시자를 향한 욕구를 파헤치기 위해 ‘듄’을 썼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감독 드니 빌뇌브는 소설 속 장면을 압도적인 감각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서걱서걱 모래가 씹힐듯한 모래혹성의 촉감, 거대한 모래벌레 '샤이 훌루드'의 초월적 실체 등을 연출하며 관객들을 경이로움 체험으로 인도한다.


이 영화 속에 담긴 리더십과 온보딩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타고난 리더십, 길러진 리더십

  

 프레멘 부족에게는 신비로운 믿음이 있다. 서걱서걱 척박한 땅에서 고통을 당하는 자신들에게 언젠가 자신들을 구원할 예언자 ‘리산 알 가입’이 나타나 사막을 녹색의 행성으로 만들어준다는 메시아 신앙이다.


폴의 입장에서는 자신 스스로가 구세주로 거듭나야만 생존을 넘어 군대를 재건하고 복수할 힘을 얻게 된다. 이때 프레멘 부족은 특권층인 폴에게서 리산 알 가입의 모습을 보게 된다.


리더십을 둘러싼 근본적인 질문은 리더십이 타고난 특성인지 아니면 훈련을 통해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인지이다. 


첫째, 타고난 리더십 이론을 지지하는 이들은 개인이 선천적으로 리더가 될 수 있는 소질이 있다고 주장한다. 리더십은 카리스마, 지능, 자신감 등 선천적인 특성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행동 유전학 연구에서도 유전학이 리더십과 관련된 특성을 포함한 성격 특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육성론은 경험, 교육, 의도적인 연습을 통해 리더십이 개발될 수 있고 연마될 수 있는 학습된 기술이라는 주장이다. 

리더십 기술은 경험과 다양한 상황에 대한 노출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리더십 역할을 맡고,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멘토나 롤 모델로부터 배우는 것은 리더십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된다. 공식 교육,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교육 워크숍은 개인에게 리더십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식과 도구를 제공한다.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효과적인 의사소통, 의사 결정, 전략적 사고 등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셋째, ‘본성과 양육의 상호 작용이라는 주장’이 있다. 타고난 리더십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도 지속적인 학습과 피드백,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을 통해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리더십은 유전적 성향, 초기 경험, 지속적인 발달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특성-상호 작용 모델에 따르면 리더십의 효과성은 개인의 특성과 상황의 요구 사이의 상호 작용의 산물이다. 


모두가 동일한 리더십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은 리더십 기술을 개선하고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마다 다양한 리더십 스타일과 상황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이는 다양한 인재를 인정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선견지명의 리더십


폴이 프레멘 부족의 지도자로 등극하는 순간, 그의 표정에는 결말을 아는 자의 슬픔이 스친다. 미래를 볼 수 있는 폴은 결말 역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폴의 환상-사막에 죽어 있는 수많은 시체의 모습-은 불행한 미래를 생생한 모습으로 예고한다.


우리는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리더에게 선견지명을 바란다. 그들의 리더십에 의해 조직과 구성원의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 국가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세계의 시민 여러분,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베풀 것인지 묻지 말고 우리 모두가 손잡고 인간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1961년 제35대 미국대통령 케네디의 취임사 마지막 부분이다. 뉴 프런티어 정신을 앞세워 국민들에게 새로운 미국 창조의 대열에 동참하기를 호소하자 미국인들은 열렬히 화답한다.


보다 근본적인 정치철학은 뉴 프런티어 정신이다. 미국의 건국정신이나 서부 개척정신과도 통하는 뉴 프론티어 정신은 개방과 자유, 기회를 찾아 미국인들이 떨치고 나서자는 진정성 어린 방향 제시였다. 당시 미국 사회는 빈곤 문제와 인종차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런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이해와 동참이 절실했다. 


그런 상황을 정확히 읽은 케네디가 국가 비전으로서 뉴 프런티어를 외친 것이다. 건국과 개척정신이야말로 미국의 정체성인 것을 일깨운 것이다.



'경력사원' 폴을 위한 맞춤형 온보딩 프로그램

  

‘경력사원’인 폴은 프레멘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 노력한다. 사막에서 생존하는 법을 배우고, 잉여인력은 사실상 의미가 없기에 ‘일인분’을 할 수 있다는 증명을 하며 ‘인정’ 받아야 한다. 세에치 타브로와 생활하고 있지만 이방이인지라 프레멘 부족에게 뉴페이스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공석을 신속히 대체할 수 있고 실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 원하는 경력직 인재를 채용해도 이들을 회사에 안착시키기 위한 온보딩 프로그램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온보딩이란 ‘구성원이 새로운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효과적인 조직 안착을 위한 필요한 지식, 스킬, 태도를 배우는 과정’이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회사마다 다르다. 떨고 있는 경력사원을 위한 환영 문구 게시, 웰컴 패키지 제공, 첫날 함께 식사를 하는 사례도 있다. 프리보딩 기간 운영 및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맞춤형 온보딩을 통해 개인별 온보딩 계획서를 사전에 준비해 입사 후 ‘예정 겸험 목록’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구성원간 ‘의도적인 잦은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업무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과 최소 한 번 이상 미팅, 식사, 티미팅의 기회를 주선하는 경우도 있다.


‘온보딩 버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와 같이 초반에 회사가 ‘멘토’를 연결하여 적응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경력사원’ 폴이 프레멘의 일원으로 스며드는 과정에서 페다이킨 전사 ‘챠니’의 전폭적인 지원은 ‘온보딩 버디’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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