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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현 Feb 28. 2023

<서진이네>도 가본 바깔라르 맛집

여기 혹시 유럽인가요…?

멕시코에서 만 4년 이상을 살았다. 내 유일한 관심사는 여행. 작년에만 11군데로 여행을 갔는데 1달에 한 번씩 비행기를 탄 셈이다. 이 정도면 버는 족족 여행으로 지출한 건데, 아무리 국내선으라고 해도 4인 가족의 비행기표와 숙소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다녀온 바깔라르는 그 중에서도 정말 손에 꼽힐 최고의 여행지였다. 아주 파아란 하늘 밑에 펼쳐진 맑고 깨끗한 호수에 풍덩 들어가 놀다가 나와서 햇볕을 쬐고 있으면 세상 부러운 것이 없어진다. 그냥 두어도 인생 여행지로 꼽을 만 한데 가는 식당마다 음식이며 분위기가 최고였다. 입맛 까다로운 우리 두 딸과 느끼한 것 못 먹는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둘러보고 물어보니 tvN 예능프로그램 <서진이네>도 다녀간 음식점들이라고 한다. 바깔라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맛집 리스트를 풀어볼까!


1. La Playita

https://maps.app.goo.gl/GkiJM2PdiAXateng6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다른 곳. 낮엔 호수에 들어가 수영을 하다가 배고파지면 호숫가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나 따코를 먹는 분위기다. 활기차고 여유롭다. 수영복 차림의 사람들이 칵테일 한잔 시켜놓고 의자에 기대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멍 때리기도 하고 물속에 발을 담그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밤엔 조명이 켜지고 감미로운 음악이 흐른다. 시원한 바람이 머리를 흩날리고, 각 테이블마다 웃음소리가 들린다. 우리 아이들은 음식이 나오기 전에 곳곳에 있는 그네를 타고 놀았다. 새우따코와 새우버거가 진짜 예술이다! 자꾸 생각나는 맛


2. Finisterre Bacalar

https://maps.app.goo.gl/TAFNvcSeqbcHi7P77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히려 멕시코 시티엔 맘에 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찾기가 쉽지 않은데 바깔라르에서 만났다. 심지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물놀이 때문에 배가 고파서 피자와 파스타, 스테이크 이것저것 시켰는데 다 맛있었다. 와인까지 한병 시켜서 남편이랑 나눠 먹었는데 최고였다. 저녁 8시쯤 되자 남자 둘이 무대에 올라 기타와 드럼으로 연주를 시작했다. 음 뛰~어난 실력은 아니었지만 이 분위기 이 음식이라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기분 좋게 들어줄 수 있다. 다른 테이블에 있던 아이가 무대로 난입했는데 아이를 데리고 함께 연주를 했다. 미소가 지어졌다. 친근하고 여유롭고 느긋한 사람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다.


3. Mango and Chile

https://maps.app.goo.gl/pohUh1SHEX5uuWKw9

힙한 곳을 찾는다면 여기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인테리어, 구석구석 비치된 소품이 딱 인스타용이다. 더 좋은 건 비건 레스토랑이라는 것! 바삭바삭했던 와플이 너무 맛있었다. 커피도 굿. 멕시코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밍밍한 커피물(?)이 나올 때가 많은데 여긴 찐 내가 아는 그 아메리카노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외국인(유럽 or 미국인)이고 모두 사진을 찍는다. 하긴 바깔라르에선 다 외국인들만 본 것 같다. 위치도 센트로 쪽에 있어서 마을을 한 바퀴 돌며 구경하고 들어가서 더위를 식혔다.


4. Korean BBQ - Bing Su Restaurante

https://maps.app.goo.gl/PpUE7kmyEScziRZy6

아니 이곳에 한식당이 있을 줄이야?! 바깔라르는 아니고 채 투말 공항 근처에 있는데 바깔라르 시내까지 차로 20분 정도 걸린다. 사장님은 위층 호텔도 함께 운영하신다. 식당이 깨끗하고 넓은 편인데 삼겹살이 젤 맛있었다. 상추에 흰쌀밥이랑 김치랑 삼겹살을 넣고 쌈장을 듬뿍 넣어서 와구와구 싸 먹었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한식을 버리지 못한다. 피자 파스타 따코도 좋지만 밥 한 공기에 뜨끈한 국물 먹어야 좀 살 것 같은 이 기분. 소주 한잔 캬 했더니 피로가 다 풀린다. 외국인들은 이 맛을 몰라서 어찌 사나? 아 여기 사장님이 우리가 한국인이라며 각종 한국 음료수와 김을 잔뜩 챙겨주셨다.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어찌나 반가워하시던지 내가 다 눈물이 날 뻔했다. 친척 집에 놀러 갔다 온 느낌으로 마음 따뜻하게 배 든든하게 두 손 무겁게 숙소로 돌아왔다.



<서진이네>따라 바깔라르 간 이야기는 이전 글에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ucy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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