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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루씨 Oct 26. 2021

마음에도 샤워가 필요해

[글모사 6기] 글쓰기


저녁 11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린다. 아, 개운하다. 샤워는 언제나 기분 좋다. 상쾌한 기분으로 식탁에 앉는다. 다이어리를 펴고 펜을 든다.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한다. 일과를 빠짐없이 적고 간단한 일기를 적기 시작한다. 난 오늘 무슨 일을 했을까? 매일 비슷한 일상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적어본다. 감사 일기도 잊지 않는다. '가족이 건강해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독서 시간 감사합니다' 등등. 감사일기를 쓰면서 마음속에 감사를 하나둘 새겨본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그 오늘을 떠나보내며 치르는 의식이다. 


바로 ‘마음 샤워’.


지친 하루의 끝, 몸과 마음에 먼지가 가득하다. 먼지의 양은 매일 다르다.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낸 날은 하얗고 뽀얀 솜털 같은 먼지가 마음에 몽글몽글 떠다닌다. 하지만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날. 어쩌다 아이에게 큰소리를 친 날. 하고 싶은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속상한 날. 그런 날은 마음에 새까만 먼지가 낀다. 먼지로 마음속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땐 일기가 한층 길어진다. 오늘 있었던 속상한 일을 다이어리 한 페이지 가득 적는다. 더러워진 마음에 비누칠을 가득한다. 하얀 종이 위에 까맣게 적힌 글들이 마치 마음속 먼지 같다. 그렇게 마음속 먼지를 다 쓰고 난 후, 비누칠한 마음에 깨끗한 물을 붓는다. 그러면 더러워진 마음이 깨끗해지고 마음속이 훤히 보인다. 마음 샤워를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이제 내일을 말끔해진 몸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샤워를 한다. 

그런데 마음은 어떨까?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지만 마음이 아프면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곧 몸의 병으로 나타나는 법. 우리가 매일 씻어야 하는 것은 몸뿐만이 아니다. 마음도 그렇다. 마음 샤워에는 글쓰기가 제격이다. 종이 한가득 더러운 마음을 토해내고 잊어버리는 거다. 오늘의 마음의 찌꺼기는 흘려보내고, 상쾌한 마음으로 내일을 맞는 것이다.


오늘부터 매일 저녁 오늘과 작별하며 마음 샤워를 해보는 건 어떨까?


거창하게 시작할 것 없다. 단어 하나라도, 문장 하나라도 괜찮다. 오늘 당신의 마음에 붙은 먼지들을 씻어내는 데는 그리 많은 글이 필요하지 않다. 아니, 많은 글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럴 땐 많이 쓰면 된다. 손을 움직여 글자를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위로를 받는다. 샤워로 몸의 먼지를, 일기로 마음의 먼지를 털어보자. 그것이 오늘을 떠나보내고 내일을 맞이하는 우리의 예의가 아닐까? 


글쓰기로 당신의 하루가 상쾌하게 마무리되었으면 한다. 

언제나 내일은 희망찬 날이 되어야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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