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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루씨 Oct 01. 2021

하루키가 알려준 삶의 방향

[그래도, 도전] 하루키상, 아리가또-

누군가가 나에게 인생 책을 묻는다면, 난 주저 없이 이 책을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이 책은 나의 인생을 바꾼 책이다.

수능을 마치고 한가한 시절, 이 책을 만났다. 우연히 친구가 빌려줬고, 시간이 남아돌던 나는 그날 바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밤을 새워서 책을 다 읽었다. 사실 빌려준 친구나 책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이 책을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일본어를 배워서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였다. 마치 하루키가 야구장에서 날아가는 야구공을 바라보며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처럼, 나도 그냥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한 건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휴학했을 때였다. 마땅한 계획이 있어서 휴학한 건 아니었다. 그저 전공 공부가 너무 재미없었고 쉬고 싶었다. 나는 무작정 일본어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고, 24시간 내내 일본어에 내 몸을 맡긴 채 생활했다. 일본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닥치는 대로 보고, 일본음악을 들었다. 그 당시에는 유튜브가 없어서 모든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서 봐야 했다. 영상과 한글 자막을 다운로드 받아서 보고 또 들었다.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난 3가지를 깨달았다. 

1.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 실력이 빨리 느는구나 

2. 한자가 이렇게 재밌었구나

3. 몰입하면 뭐든지 할 수 있겠구나


이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한자였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2학년에 올라갈 때 문과와 이과를 결정해야 했다. 당시 나는 한자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이과를 선택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그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나는 한자를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일본어 공부를 할 때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한자를 쓰고 외우는 것이었다. 그 당시 한자를 잘 공부해둔 덕에 아직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당시 나는 정말 하루 종일 일본어를 공부하고 영상을 봤는데, 하루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이 모두 일본어로 들렸다. 그리고 어떤 날은 꿈에서 일본어를 했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사건은 어느 날 영상의 모든 일본 사람들이 한국어로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자막 없이 일본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후의 나의 일본 사랑은 나날이 커졌고, 일본에서 일본어를 쓰면서 생활하고 싶어졌다. 그 꿈은 사회생활을 하고 1년 뒤에 이루어졌고 나는 일본에서 회사에 다니면서 일본 생활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때의 성공(?) 경험은 나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이후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때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아무튼, 시작한다.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성공의 경험이 쌓여서 자신감으로 돌아오고 그 자신감은 더 큰 성공을 가져온다. 나는 성공의 든든한 밑천을 하루키로부터 배웠고, 지금도 만들어가고 있다.


하루키상, 아리가또- 

덕분에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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